건강수첩-위식도역류질환

입력 2003-05-15 12:04:01

"계속되는 기침은 위장병 때문일 수 있다".

40세 여자 환자가 진료실을 찾아왔다.

"3개월 전부터 목에 뭔가 걸린 것 같고 마른기침을 계속하는데, 약을 먹어도 좋아지지 않고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아도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해요. 가슴 사진도 괜찮다는데 왜 이런 증상이 생기나요?"

간혹 이 환자처럼 목에 이물감이나 장기간의 마른기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폐 사진에 아무런 이상 소견이 없이 마른기침을 오랫동안 하는 경우에는 그 원인으로 기침형 천식, 축농증으로 인한 후비루 등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천식유발검사나 축농증 검사를 해도 이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이런 경우 '위식도역류질환'일 가능성이 높다.

위식도역류질환은 위나 십이지장의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돼 여러 증상이나 조직손상을 일으키는 병이다.

서구지역에서는 매우 흔한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위식도역류질환의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이 병의 특징적인 증상은 흉골 아래 부위가 타는 듯한 느낌이 있는 작열감이나, 위액이나 위 내용물이 인두로 역류해 시고 쓴 맛을 호소하는 역류증상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서 위식도역류질환은 이런 증상보다 오히려 만성적인 후두증상, 흉통, 인후 이물감, 연하(삼킴)곤란 또는 만성기침 등 비전형적인 식도외 증상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식도역류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몇 가지 변화만 줘도 고통을 덜 수 있다.

잘 때 침대의 머리부분을 올리거나 베개를 높게 베고, 식후 2, 3시간 이내에는 바로 눕지 않는다면 역류를 막을 수 있다.

담배는 끊어야 하며 비만한 사람은 체중을 줄여야 한다.

취침 전에는 음식의 섭취를 삼가고 몸에 조이는 속옷을 피한다.

식이요법으로는 지방이 많은 음식을 줄이고 과식하지 않는다.

또 초콜릿, 술, 커피, 탄산음료의 섭취를 금하는 것이 좋다.

물론 담당의사와 상의해 적절한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효과적인 치료를 기대할 수 있다.

만성적인 마른기침을 호소하며 찾아 왔던 40세 여자 환자는 내시경 검사상 위식도역류질환으로 진단돼 생활습관의 교정과 약물치료 후 고질적인 기침으로부터 해방돼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다.

권두영 원장(권&손장쾌한 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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