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기업들 수출 정상화 서둘러

입력 2003-05-15 11:43:22

15일 전국 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 소속 컨테이너차 파업이 타결되자 그동안 수입 원자재를 확보하지 못해 조업중단 사태를 빚었던 구미공단의 오리온 전기를 비롯한 600여 전자.섬유업체들이 적체된 수출화물 처리에 바빠졌다.

특히 그동안 재고로 남은 원부자재로 근근이 생산물량을 조절해온 삼성.LG 등 전자와 코오롱.한국합섬 등 섬유업체들은 이번 주말까지 파업사태가 종결되지 않을 경우 대규모 조업중단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됐으나 협상타결 소식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오리온전기의 경우 다행히 14일 오후 컨테이너 차량(40피트 기준) 40여대의 브라운관 유리제용 수입원료를 부산항에서 열차와 일반화물차량 등을 동원, 간신히 들여오는데 성공했다. 현재 부산항에 4만대 분량의 유리원료가 중국등지로부터 수입으로 확보된 상태다.

이에 따라 15일 오전부터 라인가동이 중단됐던 29인치 TV브라운관 제조라인인 8라인(OR-8), 11라인(OR-11) 등 2개라인의 재가동에 나섰다. 하루에 약2만5천여대의 브라운관을 생산하는 오리온전기는 이번 수입원자재 공급 차질로 약 9억원정도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동종업체인 한국전기초자도 평소에는 하루평균 수입 브라운관 유리 원료가 45대 정도가 수입되던 것이 파업사태 이후인 12일이후 공급이 끊기는 바람에 이번 주말쯤 조업중단 사태가 예상되기도 했지만 협상타결로 중대한 고비를 넘겼다.

한국전기초자 구매부서 관계자는 "이번주내로 실마리가 풀리지 않으면 심각한 상황을 맞았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전체수입물량 90%까지 의존해온 부산항 외에 다른 항만쪽으로 돌리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지만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대우일렉트로닉스의 경우 현재 VCR 3만대, PDP-TV 1만3천대 정도가 출하가 중단돼 회사창고에, 부산항에도 컨테이너 차량 50~60FEU(4~5만대)의 수출물량이 부산항에 발이 묶인 가운데 수출.입 관련 직원들이 15일 아침일찍부터 출근해 해외 바이어 등 거래선 챙기기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LG전자와 LG필립스디스플레이사도 134FEU가 부산항에서, 회사내 창고와 공터 이곳 저곳에 212FEU가 야적되는 등 이번주까지 처리물량이 모두 570FEU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지사를 통해 선적기일이 급한 물량부터 출하키로 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LG필립스디스플레이사 관계자는 "선적이 지연된 수출물량에 대해서는 해당 바이어를 통해 파업사태를 알리고 적극적인 양해 구하기에 나서고 있다"며 "조속한 선적 등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도레이 새한의 경우 하루 400t(20FEU)정도의 부직포.필름.원사.칩 등을 생산해 자체 물류창고는 물론 공장내 주차장이나 도로에 그대로 임시적재 해놓고 있는데 제품의 훼손 등을 우려해 우선 야적물량 처리에 나서고 있다.

한편 지금까지 구미공단에서는 하루평균 수출 4천900만달러, 수입 2천100만달러 등 모두 7천만달러어치의 제품이 부산항(95%)을 통해 수.출입이 이뤄져 오고 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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