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캠퍼스 성범죄·폭력·절도 극성

입력 2003-05-15 11:51:31

지역 대학들이 교내 각종 범죄로 홍역을 앓고 있다.

경북대는 최근 캠퍼스내 성범죄와 폭력.도난사건 등 각종 범죄가 잇따르면서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고, 포항공대도 기숙사에서 도난사고가 잇따라 학생들 사이에 보안시스템 설치를 둘러싼 논쟁이 한창이다.

이처럼 대학내 범죄가 빈발하고 있지만 대학 구내가 경찰의 방범 사각지대여서 각 대학마다 자체 범죄예방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북대의 경우 지난 7일 교내 대운동장 부근에서 한 학생이 3-4명의 치한들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금품을 갈취당한 사건이 발생하는가하면 최근 기숙사와 도서관 열람실에서 도난사고가 잇따르자 학생들이 대학측에 감시카메라 확대설치, 순찰강화, 자율방범 규찰대 조직 등 교내 범죄 예방에 적극 나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여학생들은 물론 남학생들 조차 밤늦은 시각 공대 2호관 주변이나 대운동장 부근 등 캠퍼스내 으슥한 곳을 다니기를 꺼리고 있는 실정. 특히 교내 성범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도서관 등지에서 일부 파렴치한 남학생들이 휴대폰 카메라로 치마입은 여학생의 은밀한 부분을 찍는 사건마저 발생, 학생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이에따라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캠퍼스에서 빈발하고 있는 성폭력 사건을 근절하기 위해 '반(反) 성폭력 학칙'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00년 이후 여러 차례 교내에서 성폭력 사건이 발생,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학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종류의 성폭력 사건의 처리뿐 아니라 성폭력에 대한 대학 구성원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2학기 중 학칙 제정을 위해 대학측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포항공대는 최근 남자기숙사에 좀도둑이 들끓자 보안시스템 설치를 요구하는 학생들과 반대하는 학생들간 논쟁이 한창이다. 출입구에 카드키나 지문인식기 설치를 요구하는 학생들과 '불편과 부작용이 많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

지난달 15일 새벽 기숙사 10여개의 방이 무더기로 털린데 이어 2일에는 개인용 컴퓨터 2대가 도난당하는 등 좀도둑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외부인의 소행으로 추정되고 있는 이같은 도난사고는 학생들의 야식문화가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는 여론.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늦은 밤 인근 식당에 야식을 시켜먹는 분위기여서 자연히 외부인에게 노출되기 쉬운 환경. 외부인들이 아무런 제재없이 기숙사를 들락거리면서 기숙사 내부가 모두 공개되고 학생들도 외부인에 대해 별다른 경계심을 갖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최근 학교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외부인 방문을 통제할 수 있는 보안시스템 설치를 요구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는 "보안시스템이 설치되면 야식을 주문하거나 타 기숙사를 방문할 때마다 불편이 따르고 카드키를 분실할 경우 보안상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한다"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포항공대 관계자는 "사소한 분실까지 합하면 연간 수십건의 도난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며 "보안시스템 설치를 신중히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서종철

박진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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