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화물연대 파업 철회

입력 2003-05-15 11:59:10

사상 초유의 물류대란을 불러일으켰던 전국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 부산지부가 15일 새벽 타결된 노·정협상안을 전격 수용, 이날 오전 파업을 철회함으로써 부산항이 파업 7일만에 정상화를 위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또 컨테이너 차량들의 운행 거부로 조업 중단 등 파행을 겪었던 대구·구미 등 지역 수출입업체들은 산적한 컨테이너 재고를 처리하고 조업을 정상화하기 위해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그동안 재고로 남은 원부자재로 근근이 생산물량을 조절해온 삼성·LG 등 전자업체와 코오롱·한국합섬 등 섬유업체들은 이번 주말까지 파업사태가 종결되지 않을 경우 대규모 조업중단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됐으나 협상타결 소식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오리온전기는 15일 오전 그동안 라인가동이 중단됐던 29인치 TV브라운관 제조 2개 라인의 재가동에 나섰다.

지난 9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던 화물연대 부산지부는 이날 오전 8시35분쯤 부산대 학생회관에서 총회를 열고 압도적인 찬성으로 파업을 철회했다.

이에 앞서 운송하역노조와 정부는 이날 새벽 1시30분부터 정부 과천청사에서 긴급 심야 협상을 갖고 4시간여 만에 경유세 정부보전 확대 등 11개 항목에 합의했다.

핵심 쟁점이던 경유세 인하와 관련, 당초 50%이던 화물차 유류세 인상액 중 정부 보전분을 오는 7월부터 전액으로 늘리기로 했다.

파업 철회 직후 조합원들은 각 부두로 복귀, 운전대를 다시 잡고 밀렸던 수출입 컨테이너를 옮겨 싣는 등 화물처리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최대 피해를 입었던 신선대부두는 이날 낮부터 화물차들로 서서히 붐비기 시작해 본격 운행이 재개되면 장치능력의 90%에 육박할 만큼 쌓여있던 적체화물이 크게 해소될 전망이다.

감만부두 대한통운터미널도 이날 오전 이스라엘 국적선이 부두에 접안해 하역작업을 하고 있으며, 화물연대 조합원의 운행 재개에 따라 111%에 달했던 야적장 장치율이 급속히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자성대부두도 새벽 협상타결 소식을 듣고 터미널 장비팀 직원 400여명을 전원 비상대기시켜 화물차량 운행재개를 대비하는 등 준비작업을 마쳤으며, 이날 오전 조합원들이 복귀함에 따라 컨테이너 반출 작업을 시작했다.

이처럼 부산항 각 부두가 활력을 되찾음에 따라 포화상태에 달했던 장치장의 숨통이 트이고 있으며, 수출 선적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울산 컨테이너 터미널 등도 이날 오전부터 상·하차 작업이 개시되는 등 빠른 속도로 기능을 회복하고 있다.

파업 운전자들의 현장 복귀도 빨라 15일 오전 현재 컨테이너 터미널은 80%의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한편 정부비상대책본부는 부산항 기능이 완전정상화 될 때까지 계속 가동하기로 하고 필요한 제반지원을 적극 펼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원·유종철·윤종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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