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 송호진(30)은 트랜스젠더(transgender.성전환자)를 모델로 사진을 찍었다.
하리수 못지않은(?) 늘씬하고 예쁜 여성이 직업 모델처럼 갖가지 포즈를 취한 사진들이다.
얼핏 사진만 보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연예인쯤으로 알고 그냥 넘어가게 마련이다 . 그렇지만 트랜스젠더라는 얘기를 듣게되면 사진을 요모조모 뜯어보는 게 보통사람의 심리가 아닐까.
"그냥 관객들이 호기심을 가질 만한 소재를 다루고 싶었습니다". 평범하게 답변을 했지만, 소재를 다루는 그의 태도가 무척 흥미로웠다.
대부분 사진가들은 트랜스젠더를 다루면서 다큐멘터리적인 시각으로 게이바, 뒷골목, 인권 등 사회적인 문제만 부각시키려 했다.
송호진은 정반대의 입장을 취했다는 것이 강점이다.
그는 사진을 통해 트랜스젠더를 '여성성이 풍부한 진정한 여성'이라는 역설적 메시지를 던져준다.
'육체만 여성'이라든가 '그들도 사회의 일원'이라는 편협한 인식이나 동정심리를 던져버리고, 최대한 아름다운 모습을 촬영하면서 '여성성'이라는 인간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췄다.
"작업중에 그들이 메이크업이나 옷 등을 꼼꼼하게 준비하는 것을 보고, 보통 여성보다 훨씬 세심하고 치밀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번 전시회에 등장하는 모델은 얼마전까지 대구에서 살던 29세의 트랜스젠더다.
그녀도 하리수처럼 연예계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뛰고 있고, TV에도 잠깐 출연한 적이 있다고 한다.
송호빈은 그녀를 모델로 캐스팅하는데 상당히 공을 들였다고 했다.
인간적인 유대관계가 없으면 그들과 어울리기조차 어렵다는 것.
"사실 그들의 일상생활까지 찍으려고 했는데 잘되지 않은 게 안타깝습니다.
다음에 한번 더 트랜스젠더를 다룰 겁니다".
패션사진을 찍어온 경험을 살려 인물사진만 다뤄온 그는 지난해 18세 여고생의 육체와 정신의 부조화를 다룬 첫 개인전 'At eighteen'을 열었고, 이번이 두번째다.
전시 제목은 'Seeing & Being'(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고 19일부터 24일까지 갤러리 예술사랑(대구가톨릭대내.053-850-3909)에서 전시된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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