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대표적인 인터넷 커뮤니티 다음에 카페까지 개설돼있는 대구지역 최대 인라인 동호회 가운데 하나인 레드메디(대표 ID 나나)에서 활동하는 20대 직장 여성 김혜경씨는 최근 번개(임시 미팅)나 정모(정기모임)에 나가보면 깜짝 놀랄 때가 많다.
주로 학생과 젊은이들 중심의 인라인 동호회였으나 지역 금융계, 관청, 기업체를 중심으로 주5일제가 확산되면서 가족회원, 직장회원의 수가 눈에 띄게 많아졌음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주5일 근무가 도입, 확산되는 시기에 따라 개인의 여가활동이 달라지며, 여가시간을 활용하는 유형도 코쿤형, 활동형, 실속형으로 나눠지고 있습니다".
삼성경제연구소 고정민 수석연구원은 주5일제가 정착되어감에 따라 코쿤형→활동형→실속형으로 점차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코쿤(Cocoon)형은 보호피막을 덮어쓰고 있는 고치와 같은 형태로 여가를 보내는 사람을 일컫는다.
주5일제 시행초기에는 소득의 감소, 정보의 부족, 시간활용의 노하우 부족 등으로 인해 코쿤형의 비중이 높다.
그러나 주5일 근무가 보다 확산되고 사회 일반현상으로 대중화되면 적극적으로 여유시간을 즐기거나(활동형), 자신을 위해 재투자하는 경우(실속형)가 늘어난다고 한다.
코쿤형은 많은 시간을 집에서 취미생활을 하거나 텔레비전을 보면서 소일하는 유형이다.
비교적 소득이 적은 편이며, 소극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야외형 엔터테인먼트가 아닌 방송, 비디오, DVD, 음악, 게임 등 홈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는 계층이다.
그러나 소수 전문직의 경우도 코쿤형이 꽤 있는데 이들은 여유있는 경제력과 쉬고싶은 생각이 겹쳐져 "우리집을 영화관처럼 꾸미자"며 홈시어터를 갖추는 이들이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기도 하다.
안정된 직장인으로 한껏 늘어난 여가시간을 지닌 이들을 겨냥한 엔터테인먼트사업도 점차 활성화될 분위기이다.
극장관객은 10%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게임 음악 방송 비디오 등의 시장은 5%정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활동형은 늘어난 여유시간을 집밖에서 적극적으로 엔터테인먼트를 위해 소비하는 유형이다.
고소득이면서 적극적인 성격을 가진 계층으로 야외(Outdoor), 오락(Recreation) 체험(Experience)을 중시하는 계층이다.
활동형은 주로 극장, 자동차극장, 공연, 연극 등 야외에서 즐기는 소비형태를 지닌다.
기자가 토요일 오후 복합상영관으로 바뀐 MMC(구 만경관)을 찾아 '시카고'를 보러갔을 때는 "젊은 관객이 대부분일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의외로 가족관람객이 많았다.
영화관을 찾은 관람객수도 '붐빈다'는 인상이 들 정도여서 주5일제 근무로 보다 많은 여유시간을 갖게 된 활동형 직장인 가족들이 영화관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
실속형은 여유시간 증가를 소득향상의 기회로 활용하는 유형이다.
미래의 더 좋은 엔터테인먼트를 위해 일이나 교육에 투자하는 계층으로 저소득층이나 전문직 프리랜서가 여기에 속한다.
복수직업(Dual Job)과 학습(Education)을 중시 여긴다.
주5일제 근무가 보편화된 서울 지역 어학원들은 이미 주말반의 절반 이상을 직장인들로 채웠고, 토익 토플 등 외국어 실력을 닦으려는 직장인들의 열기가 뜨거워졌는데, 이런 열기는 곧 대구에도 전파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적잖은 직장인들은 코쿤형, 활동형, 실속형에 봉사형까지 곁들여서 라이프 스타일을 한달 단위로 복합설계하는 실리와 변화를 실천하고 있기도 하다.
이미 대구은행 범어동 지점의 경우 한주일은 집안일, 한주일은 야외생활, 한주일은 자기개발을 위한 직장공동연수 혹은 개인 어학연수, 한주일은 지역사회의 불우시설을 찾아서 봉사를 실천하는 체계적인 주5일제를 보내고 있어 타 기업의 모범이 되고 있다.
"금요일 퇴근후부터 시작되어 일요일 밤까지 계속되는 주말3일을 처음에는 쇼핑, 놀이공원, 야외 등에서 주로 보내면서 여가비용이 늘어나 가계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시간도 그냥 흘러가는 것 같아 주말3일을 어떻게 영양가 있게 보낼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주5일제를 앞둔 당신은 코쿤형입니까, 실속형입니까.
최미화기자 magohalm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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