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수출 올스톱 위기

입력 2003-05-13 13:25:23

전국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 부산지부가 전면파업에 돌입, 대구·경북지역 제조업체의 90%가 이용하고 있는 부산항의 컨테이너 물류가 완전 마비되면서 '수출대란'이 전업종으로 급속히 확산되는 등 최악의 수출대란을 겪고 있다.

13일 현재 출하중단에 따른 지역 수출업체들의 피해는 섬유, 자동차부품, 제지, 기계류 등에 걸쳐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수출화물을 선적한 뒤 출항할 때 발행하는 선하증권(B/L)을 받지못해 일부 업체들은 벌써부터 네고 지연으로 은행에서 돈을 찾지못해 자금난을 겪고 있다.

ㅅ무역의 경우 지난주 2일 캄보디아로 섬유제품을 수출할 예정이었지만 13일 현재까지 선적이 안돼 자금 회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화물연대 소속 차량을 이용해 컨테이너를 운송하는 업체들은 12일부터 수출물량 선적이 전면 중단돼 사태가 2, 3일만 더 계속돼도 공장가동을 중단할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또 수입용 컨테이너 반입이 막혀 원자재난으로 생산자체가 타격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수입 원자재를 공급받지 못한 섬유업체들은 생산을 중단해야 할 상황이다.

동국무역은 지난 4월말부터 부산항에서의 원사와 페트칩 등 원자재 공급이 전면 중단돼 파업이 14일을 넘기면 구미 합섬공장 등은 문을 닫아야 할 형편이다.

화물연대 부산지부의 파업이 5일째로 접어들면서 부산항 기능이 마비되자 정부는 13일 오전 관계기관 비상대책회의를 갖고 파업에 따른 대체운송수단 확보 등 긴급 대책마련에 나섰다.

13일 오전 현재까지 파업으로 인한 수출피해액은 2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으며, 본선하역비 피해액도 33억원에 달하고 있다.

오전 8시 기준 컨테이너 처리량도 7천108개로 일평균의 32.1% 기록에 그치고 있다.

특히 부산항내에 화물을 수용할 수 있는 장치율은 감만부두의 세방·대한통운과 3, 4부두 등지에서 100%를 넘어서 화물 적체가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한편 화물연대 부산지부는 12일 오후 조합원 2천125명이 모인 가운데 부산대 학생회관 앞에서 노사정 협상 부분 타결안 수용에 대한 투표를 실시해 찬성 977명, 반대 1천104명, 무효 44명으로 총파업 강행을 결정했다.

부산지부는 부산대 학생회관에서 농성을 벌였으나 공권력 투입을 우려해 13일 새벽 4시쯤 자진 해산했으며, 13일 부산 시내 모처에 집결해 향후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상원·유종철·이상준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