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보호시설 강화해야

입력 2003-05-13 11:46:59

지난주 어느 쇼핑센터에서 네 살짜리 아들녀석을 눈깜짝할 사이에 잃어버렸다.

행사가 많은 날이라 사람들도 많이 붐볐고, 이런저런 구경거리에 아이가 그만 엄마 손을 놓치고 인파 속에 묻혀버린 것이다.

이름표는 붙여주었지만 워낙 순식간의 일이라 순간 정신이 혼미해졌지만 우선 방송실부터 찾았다.

그곳에는 나 말고도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가 두 명 더 있었다.

둘 다 네 살이란다.

그런데 미아접수센터가 대부분의 쇼핑센터에 따로 갖추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그제서야 알고는 적잖게 놀랐다.

더욱 우리를 화나게 하는 것은 번호표를 뽑아 기다리라는 것이다.

그곳에는 상품 교환, 환불, 그 밖의 다른 서비스까지 함께 담당하는 곳이라 우리 차례가 돌아오려면 최소한 10분의 시간은 걸리는 상황이었다.

그 10분이면 아이가 쇼핑센터를 멋모르고 빠져나가기에 충분하지 않은가.

홧김에 버럭 고함을 지른 어느 부모에게 안내원은 결국 주위의 양해를 구하고 방송을 먼저 해주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그 넓은 곳에서 찾기는 참으로 힘들었다.

30여분이 지나 세 아이 모두를 찾기는 했지만 쇼핑센터 내 미아보호를 위한 시설이 조금 더 강화되기를 바랄 뿐이다.

이신녕(대구시 관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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