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지역 조업차질·수출입 피해 커져

입력 2003-05-13 11:5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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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 부산지부의 컨테이너차 파업 강행으로 구미공단 TV 브라운관 생산업체인 오리온전기가 원자재를 확보하지 못해 12일 오후부터 라인가동을 중단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또 지금까지는 그나마 재고로 남은 원부자재로 근근이 생산물량을 조절해온 삼성.LG 계열사를 비롯한 전자와 코오롱.한국합섬 등 섬유업체들은 이번 주말까지 파업사태가 종결되지 않을 경우 대규모 조업중단 사태가 불가피해지는 등 파업 여파가 확대되고 있다.

△오리온전기의 경우 12일 마지막으로 들여온 수입 브라운관 유리원료 5FEU(1FEU는 40피트 컨테이너 1개물량)가 소진됨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전체 5개 생산라인 가운데 첫번째 라인(OR-8)은 오후9시, 또 0시30분에는 두번째 라인(OR-11)중 29인치 평면(flat) 라인만 남기고 일반(SA)라인의 가동을 잇따라 중단했다.

또 17인치.19인치 모니터용 브라운관을 생산하는 나머지 3개라인도 13일부터 동종업체인 삼성코닝이나 한국전기초자 쪽에서 원자재가 바닥나 브라운관 유리 공급이 끊기게 된다면 라인이 올스톱할 위기에 직면해 있다.

오리온전기는 물류대란 이전에는 중국이나 일본으로부터 하루평균 15FEU 정도의 브라운관 유리원료를 주로 부산항을 통해 수입해 2만5천대의 브라운관을 생산, 내수는 물론 외국으로 수출해 왔었다.

그러나 이번 운송하역노조 파업으로 13일 현재 약3만대 수출물량의 브라운관이 선적되지 못하고 부산항 등지에서 대기 상태라고 회사측 관계자는 밝혔다.

△역시 동종업체인 한국전기초자도 평소에는 하루평균 45FEU가 수입되던 것이 파업사태 이후인 12일 고작 절반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15FEU가 수입돼 재고분이 거의 바닥상태를 보여 앞으로 2,3일 뒤에는 일부 라인 조업중단 사태가 예상되고 있다.

한국전기초자 구매부서 관계자는 "이번주내로 실마리가 풀리지 않으면 심각한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며 "이같은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지금까지 전체수입물량의 90%까지 의존해온 부산항 외에 다른 항만쪽으로 돌리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일렉트로닉스의 경우 현재 구미공장에서 생산한 PDP-TV 등 가전제품 50~60FEU(4~5만대) 수출물량이 부산항에 묶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LG전자와 LG필립스디스플레이사도 전담운송업체가 파업에 나서는 바람에 134FEU가 부산항에서 선적되기만을 기다리는 상태고, 회사내 야적장 등지에도 212FEU가 야적돼 있는 등 이번주까지의 처리물량이 모두 570FEU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상당수 업체들은 급한 수출물량의 경우 앞으로 지속적인 거래선 유지를 위해 기존 선박 수출보다 무려 10배이상 운송비용이 먹히는 항공편으로 바꿔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수출길에 나서고 있다.

LG필립스디스플레이사측은 "선적이 지연되는 수출물량에 대해서는 해당 바이어를 통해 파업사태를 알리고 적극적인 양해 구하기에 나서고 있다"며 "빠른 시일내 해결되지 않으면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오롱.한국합섬.새한 등 섬유업체의 경우도 모두 100FEU 물량 가운데 일부는 공장을 빠져 나가지 못하고 각회사의 창고 등지에 야적돼 있고, 일부는 부산항으로 운송됐으나 어떻게 방치돼 있는지 확인조차 할 수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도레이새한의 경우 하루에 400t(20FEU) 정도의 부직포.필름.원사.칩 등 완제품이 수출을 위해 선적돼 나갔는데 12일부터 운송이 완전히 끊겨 자체 물류센터(해평)에 임시 적재에 나서고 있으나 향후 3일동안 해소되지 않을 경우 이곳의 물류센터마저 포화상태를 맞게 된다.

구미지역 콘테이너 운송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평소 같으면 구미공단에서 하루평균 800FEU 정도가 선적을 위해 항만으로 실려 나갔는데 파업이후에는 무려 90% 이상이 줄어들어 현재는 100FEU도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편 구미공단 전체 1일 수출통관은 4천900만달러, 수입통관은 2천100만달러에 달하고 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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