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농촌 중소도시 경기 전망이 궂은 봄날 같다.
IMF 구제금융때보다 사정이 더 어렵다는 말이 새롭지 않을 만큼 경기불황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확산되면서 만성화로 접어들고 있다.
살아남는 것만도 다행이라는 자조 속에 펼쳐지는 생존전략은 그래서 눈물겹다.
지역 상호저축은행의 한 간부는 직책에 걸맞지 않게 매일 재래시장과 상가로 발품을 팔며 대출금과 이자를 받으러 다닌다.
금융상품의 이름은 '소액자금 단기 신용대출'이지만 실상은 '일수 대출'이다.
주로 영세 자영업자에 300만∼500만원을 대출하고 매일 원금과 이자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IMF직전 1건에 수억원 규모의 대출이 예사였으나 이후 부동산 거래에 거품이 빠지고 경기가 나빠지면서 창업도 뜸해 거액 자금수요가 끊기다시피 한 데다, 제1금융권보다 비싼 대출이자 때문에 고객들을 일반 은행에 잠식당한 데 대한 자구책이다.
이 간부는 "대출부진에 따른 수익감소로 고객을 찾아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일수형 대출이 주업무가 되면서 직원들도 힘들어졌고 회사 위상도 많이 추락했지만 다행히 성과가 좋아 한숨을 돌리고 있다"고 했다.
한 자동차영업소에서는 전직원이 아침마다 간선도로변에 나와 출근길 시민들에게 머리가 땅에 닿도록 인사를 하고 전단지를 돌리면서 자사제품 홍보에 나서고 있다.
"2, 3년 사이 좋은 판매실적을 안겨준 고객들에 대한 감사 표시이자 신차 홍보"라는 설명이지만 실제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판매 급감에 따른 적극적인 판매전략이다.
안동 옥동신시가지 상가들의 공통된 고객유인책은 '덤'이다.
대중목욕탕의 경우 열번 입욕하면 한번은 무료, 치킨점과 자장면집은 주문배달에 음료수와 만두는 공짜, 반찬 추가 주문시 별도의 요금을 받던 일부 유명음식점들도 무료 서비스로 전환했다.
이같은 서비스는 업종에 따라 많게는 매출의 10%정도 감소 요인이 되고 있지만 불경기에 그나마 고객들을 확보할 수 있다는 데서 확산일로에 있다.
한때 잘 나가던 번화가의 유명메이커 의류점들도 극심한 매출부진에 속속 폐점하고 대신 재고의류 저가 할인매장으로 바꿔 근근이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우선하는 불황타계 수단은 종업원 해고다.
꼭 필요하면 시간제 대학생 아르바이트생으로 대체한다.
돈벌이가 시원찮은데 인건비 절약은 필수라는 얘기다.
남문동 상가에서 의류대리점을 하는 김석호(45)씨는 "바닥 경기때 앉아서 손님을 기다린다는 것은 영업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며 "상인들마다 매출신장을 위해 갖가지 수단을 다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동.정경구기자 jkg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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