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모(41.대구 봉덕3동)씨는 최근 들어 출근 때마다 승용차 앞유리와 창유리를 닦는 일이 일상사가 됐다고 했다. 자고 나면 집 앞에 세워 둔 은색 아반떼 승용차가 온통 노란 꽃가루로 덮혀 있기 때문. 처음에는 황사때문인 줄 알았으나 뒤늦게 꽃가루인 것을 알았다고 김씨는 말했다.
이응조(62.대구 이곡동)씨는 요즘 동네 골목에 노란 꽃가루가 수북히 쌓이고 비가 오면 빗물에 둥둥 떠다녀 지저분하다고 했다. 산이 가까운 곳이고 인근 금호강에서 불어오는 바람때문에 꽃가루가 더 많이 몰리는 것 같다고도 했다. 이씨는 그러면서 "그나마 우리 식구에겐 꽃가루 알르레기가 없는게 다행"이라고 했다.
대구 감영공원의 경우 20여 그루의 소나무에서 발생하거나 외부에서 날아든 송홧가루 때문에 매일 바닥을 쓸고 걸레로 의자를 닦는 것은 물론, 2, 3일에 한번씩은 바닥을 물청소해야 한다고 관계자가 전했다.
봄이 되면서 꽃가루가 대구시내 전역에 흩날려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이다. 가정집 창틀 사이에서 어김없이 노란 꽃가루가 발견되고 세워둔 차에 꽃가루가 덮일 뿐 아니라 창문을 열고 운행할 때도 차 안으로 들어온다는 것.
더욱이 대구 상인동 한 이비인후과의원 이태휘(40) 원장은 "근래 들어 평소보다 20∼30% 많은 10여명의 꽃가루 알르레기 환자가 매일 같이 찾아온다"며, 이들은 코.목.귀가 가렵고 재채기가 많이 나며 맑은 콧물이 흐르는 증상을 호소한다고 했다. 이 원장은 "알르레기가 있는 사람들은 수목원이나 산, 가로수 등을 피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이렇게 되자 시민들의 불만 전화도 적잖아, 대구시청 녹지과 홍만표 담당은 "특히 3, 4월에는 각 구청이 이런 민원때문에 애를 먹는다"고 말했다. 이때문에 대구 북구청 경우 지난 3, 4월에 구청 앞 옥산로와 3공단 이면도로의 25~30년생 수양버들 250여 그루를 잘라내기도 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최근 시내에 많이 흩날리는 노란 꽃가루는 송홧가루로 외곽지 산에서 바람을 타고 시내까지 날아들고 있다. 하얀 눈송이 모양의 것은 수양버들 종자로 시가지 가로수와 교내 조경용 나무들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관계자는 판단했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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