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소리를 내는 것도 좋지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줘서는 곤란한 것 아닙니까? 아무리 준법운행이라지만 당장 급한 일이 있는 사람들로선 도로가 막히니 짜증이 날 수밖에 없습니다". 대구에서 건설업을 하는 최모(43)씨는 7일 고속도로를 통해 경주에 내려가던 중 약속시간을 1시간30분이나 넘기고 말았다.
파업 중인 전국 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 10여대가 시속 50㎞ 정도로 저속운행을 했기 때문. 오전 6시 무렵부터 화물차들이 2, 3대씩 무리지어 경부고속도로 부산쪽 도로를 차지하고 준법 저속운행을 시작했다.
출근시간대, 특히 교통량이 많은 구미~대구간 도로를 저속운행하다보니 뒤쪽에서 꼬리에 꼬리를 문 차량 운전자들은 짜증스런 출근길을 감수해야 했다.
이날 저속운행은 오후 5시 무렵부터 다시 시작돼 금호분기점에서 동대구IC 인근까지 퇴근길 정체를 가중시켰다.
한국도로공사에는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도로 곳곳에서 국지성 호우까지 내려 가다서다를 반복한 차량들끼리 접촉사고도 잇따랐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평소보다 2배 이상 많은 교통제보와 항의 전화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4시 무렵까지 포항과 울진을 잇는 7번 국도도 점거됐다.
영덕 핵폐기장 설치를 반대하는 군민 총궐기대회가 끝난 뒤 국도를 따라 가두행진을 벌였기 때문. 울진에서 포항쪽으로 운행하는 차량들은 청송 진보쪽 우회도로를 택해야 했다.
사전에 경찰이 우회도로를 안내한 덕분에 예상보다 차량 정체는 덜했지만 먼 길을 돌아가야 하는 운전자들은 불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경북경찰청 한 관계자는 "준법운행이고 합법적인 집회신고이기 때문에 처벌할 방법은 없다"며 "그러나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다른 사람의 피해를 강요하는 사회분위기는 바뀌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수용기자 ks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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