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8일 어버이날을 맞아 정치성 짙은 '이메일'을 보냈다.
노 대통령은 이메일에서 "대통령의 어버이는 국민이며 국회의원의 어버이도 국민"이라며 "이런 점에서 정치개혁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며 여러분이 마음먹기에 달린 일"이라고 정치개혁을 강조했다.
이메일은 청와대 홈페이지 가입자 2만여명과 공무원 10만여명, 아이러브스쿨 회원 500만명에게 보내졌다. 노 대통령의 이메일은 지난 4월 청남대에서 보낸 것에 이어 두번째다.
노 대통령은 여기서"어버이는 자식을 낳아놓고 나 몰라라 하지않는다. 잘하면 칭찬과 격려를 해주고 잘못하면 회초리를 든다", "농부가 김매기 때가 되면 밭에서 잡초를 뽑아내는데 이는 농부의 뜻에 따르지 않고 선량한 곡식에 피해를 주기 때문"이라며 '잡초같은'정치인을 뽑아내줄 것을 요청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사리사욕과 잘못된 집단이기주의에 빠진 일부 정치인 ▲개혁의 발목을 잡고 나라의 앞날을 막으려하는 일부 정치인 ▲지역감정으로 득을 보려는 정치인 ▲안보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정치인들에게 농부의 마음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 노무현 대통령의 잡초 정치인 제거론에 대해 한나라당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또 신당 창당론을 둘러싸고 신.구주류로 나눠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에서는 계파별로 반응이 엇갈렸다.
▲한나라당=박종희 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론분열의 최선두에서서 사이버공간을 교란하고 있는 대통령의 모습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면서 "최측근들이 나라종금 뇌물수수 의혹에 빠져있는 대통령 자신이 잡초 정치인의 범주에 들지 않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 대변인은 또 "공허한 말장난과 '네 탓이오'식 정치적 수사가 혼란스러운 국정난맥상을 더욱 꼬이게 할 것을 대통령이 모를 리 없다"면서 "대통령은 말을 아끼고 정책과 행동으로 국론을 통일하고 경제를 살리고 안보불안을 해소하는데 전력을 쏟으라"고 촉구했다.
이규택 원내총무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이 벌써부터 시민단체의 낙선운동을 주도하고 조장하려는 것이냐"면서 "국민이 선택해야 할 문제를 대통령이 왈가왈부하는 것은 독선적이고 오만한 행동"이라고 비난했고 이상배 정책위의장 역시 "정치인을 선별하는 것은 국민의 몫인데 대통령이 편가르기식으로 매도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민주당=신당문제로 내부 갈등을 겪고 있는 민주당내에선 계파별로 반응이 엇갈리는 가운데 '인적청산 또는 세대교체'를 겨냥한 발언이란 해석이 주를 이뤄 주목된다.
신주류 강경파인 신기남 의원은 "4세대 정당에 대한 저항세력, 정치부패, 냉전사고, 기득권 안주세력 등을 통칭해서 한 것"이라고 인적청산과 연결시키려 했고, 김태랑 최고위원도 "신당을 하면서 추릴 사람은 추리라는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이에 대해 중도계로 분류되는 함승희 의원은 "신당논의로 당이 불협화음을 내고 있는데 선동하는 듯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또다른 불협화음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며 "외부 힘에 의해 정치인을 개혁하는 것은 안되며 국민 스스로 선택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선당시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에 속했던 최명헌 의원은 "잡초도 때론 필요할 때가 있다"고 반박했고, 이윤수 의원도 "국민이 심파하도록 맡겨야 한다"고 인위적 청산에 반대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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