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지역대표 선출 상호 비방전

입력 2003-05-07 11:51:35

한나라당의 지역대표 운영위원 선출을 둘러싸고 상대 후보 비방과 인신공격이 난무하는 등 혼탁상이 불거지고 있다. 의원들간의 합의로 운영위원을 뽑자는 주장이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으나 출마자들이 너도나도 '내가 적격'이라고 맞서면서 한솥밥을 먹는 의원들끼리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벌써부터 일부에서는 선거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불붙기 시작한 상호비방전=박승국, 백승홍, 안택수, 이해봉 의원 등 대구 운영위원 선거에 나선 4명의 의원은 모두 재선의원으로 서로 밀접하게 지내온 사이지만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하자 낯뜨거운 인신공격성 비난과 주의, 주장들을 쏟아내고 있다. 자칫 의원들간의 감정을 골을 깊게할 우려가 있는 내용도 다수다. 경북의원들은 아직 선거전이 불붙지 않은 탓에 별다른 비방전을 만들어내지 않고 있다.

의원들간의 비방 내용은 주로 자격시비와 관련된 것. 이해봉 의원은 시지부장을 지낸 경력 때문에 공격을 당하고 있다. "지부장을 한번 했으면 됐지...", "운영위원 자리가 이 의원 출세자리냐"라는 것 등이다. 이 의원은 시지부장을 지낸 이점에다 지역구가 다른 의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커 가장 견제를 많이 받고있다.

여느 선거와 마찬가지로 군면제 문제도 단골메뉴로 등장했다. 상대 의원이 군에 가지 않은 점을 문제삼는 것이다. "대통령 후보 아들의 군면제 때문에 그렇게 곤욕을 치렀는데..."라는 것이다. 불출마 의원과 전국구 의원에 대한 줄세우기 논란도 벌어진다. '누구는 누구편'이란 식의 짝짓기가 진행되면서 친분있는 의원들 사이에서도 반목하거나 의견충돌이 벌어졌다. 이런 와중에 선거운동이 불붙으면서 한 의원은 의정보고서를 무더기로 돌린 것이 문제가 돼 선관위 경고를 받는 일도 벌어졌다.

◇이래서는 안된다=운영위원 선거에서 조차 비방전 조짐이 일자 "선거를 꼭 해야 하느냐"는 여론이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평소에 서로 친한 의원들끼리 상대방을 어찌됐든 깎아내려야 하는 상황을 맞자 출마자들도 합의로 추대하는 방법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대구의 출마 의원들은 출마를 선언한 4명과 강재섭 의원을 제외한 6명의 의원이 두명의 의원을 투표로 뽑아 운영위원을 맡기자며 간접선거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해봉 의원은 "당원에 의한 직접 선거는 당헌의 기본취지로 몇사람이 당헌을 훼손하려 해서는 안된다"며 극력 반대하고 있다.

경북 역시 다선 중진의원 위주로 합의추대 해야 한다는 주장이 우세한 가운데 권오을, 이병석 의원 등 초재선 의원이 반대해 선거방식에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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