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발생한 대구지하철 2호선 반월당 지하공간 개발현장의 화재로 지하철 공사 현장 안전문제가 다시 대두되고 있다.
공사 인부들이 작업도 벌이지 않는 상태에서 불이 난데다 사고가 난지 3일째인 6일 오전까지도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과연 다른 공사현장은 안전한가' 라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화재현장 공사는 누가?=대구지하철건설본부가 발주처인 반월당 지하공간 개발사업에는 삼성물산이 주간사이며 코오롱.대우건설.화성산업 등 4개사가 컨소시엄 형태로 공사에 참여하고 있다.
4일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한전 지중 송전선로 이설작업의 경우 한전 대구전력관리처가 시행청이고 LG전선이 시공사이다.
현재 지하철건설본부 등은 한전 대구전력관리처가 시행한 송전선로에 이상이 생겨 불이 났다고 추정하는 반면, 한전 대구전력관리처는 지하철건설본부가 지하철 공사를 위해 연결한 작업등 전선에 이상이 있었다며 엇갈린 주장을 펴고 있다.
공사현장 관리와 관련해 공사 관계자들은 "지하철 공사현장 지하에 있는 화재 대비 장비는 휴대용 소화기 뿐"이라며 "특히 야간에는 지하공간 입구를 잠근 후 공사현장 직원 및 경비인력이 순번으로 '지상'에서만 순찰을 돌고 있다"고 말했다. 야간에는 지하공간에 화재 등 비상사태가 발생해도 곧바로 상황을 파악하기 힘들고 이 때문에 초기 대응은 불가능한 형편인 셈이다.
이에 대해 조경래 반월당 지하공간 개발구간 현장소장은 "지하공간에 설치된 전등 마다 안정기가 설치돼 이상이 생기면 전원 공급이 자동적으로 끊긴다"면서도 "그러나 직원이 현장에 없을 경우 이같은 징후를 발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지하공간 전력공급은?=공사 현장에는 한전의 전력을 공급받는 수전반 장치가 설치돼 있다. 지하철 시공사들은 이 장치를 통해 공급받은 전력을 자체 전선을 통해 공사 구간에 끌어다 쓰고 있다.
반월당 지하공간 개발 관계자는 "한전은 수전반 장치까지만 전력을 관리하고 이후 지하철 공사장내 전력관리는 각 공구 시공사가 전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지하철 각 공구의 전력은 전기 기술자 1명이 각각 관리하고 있으며 안전점검은 한달에 두번씩 전기전문 용역업체가 대행하고 있다. 지하철 공구별 현장에서 한전의 별다른 안전조치나 관리감독없이 자체적으로 전력을 끌어다 쓰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문학주 대구지하철건설본부 공간개발담당도 "전력을 끌어 쓰는 과정에서 누전이나 합선을 100% 예방할 수 없다"며 "결국 시공사가 전력 사용의 안전성을 스스로 확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점식 한전 대구전력관리처 과장은 "지하철 공사현장 전력관리는 각 시공사가 자체적으로 하고, 한전은 전기료만 받고 있다"며 "지하공간에서 어떤 형태로 전력을 사용하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지하시설물 관리 안전한가?=대구지하철건설본부에 따르면 지하철 공구별 현장에는 시공사 직원들이 순번을 정해 24시간 상주하게 돼 있다. 하지만 전력.통신.도시가스 등 지하 시설물에 대한 이설.준설 작업 때 지하철건설본부 및 시공사 직원들은 직접 참여하지 않고 있어 현장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이다.
한동수 대구지하철건설본부 건설1부장은 "전력.통신 등의 시설물 이설.준설은 해당기관에서 별도로 작업을 하기 때문에 지하철건설본부나 해당 공사구간 시공사와 별다른 협조체계는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4일 반월당 지하공간 화재 때도 한전 대구전력관리처로부터 이렇다 할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대구지하철건설본부에 따르면 시공사가 책임감리단을 통해 수시로 안전점검을 벌이고 있으나 건축.토목공사 외에 지하 매설물에 대해서는 해당 기관이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있기 때문에 지하 매설물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김진해 반월당지하공간 건설사업단장도 "지하철 공사 마무리 단계에서 시행하는 전력.통신 등 각종 시설물 이설작업은 관련 기관이 독자적으로 시행하기 때문에 작업에 대한 정확한 상황은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