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향기 그윽한 약령시로 오세요

'남사당패와 줄타기, 추억의 약장수 공연 보러 오세요'.

대구는 요즘 약초향기로 가득하다.

한약재의 은은한 향과 멋을 맛볼 수 있는 '2003 대구 약령시축제'가 오는 7일부터 5일간 중구 남성로 약전골목과 대구수목원 등지에서 열리기 때문. 대구시와 중구청이 공동주최하고 (사)약령시보존위원회가 주관하는 이번 악령시축제는 한의약도시로서의 이미지를 굳건히하고 특히 최근 논의중인 한방바이오밸리 조성에도 적잖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978년 시작된 이후 26회째를 맞는 이번 약령시축제는 '우리 것 소중하게, 우리 몸 건강하게' '전통의 계승 및 건강의 증진'이란 주제 아래 과거 화려했던 '약령 거리시장' 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약재 썰기.과거시험 재현

대구 약령시축제는 서울 경동 약령시축제, 전주약령제전, 서울 강서구 구암(허준)축제, 금산인삼축제, 풍기인삼축제, 지리산 산청약초축제 등 전국 7개의 대표적 한방축제 중 하나. 그러나 전통과 역사, 규모 어느면에서도 따라올 축제가 없다.

대구 약령시축제는 다른 지역 한방축제들이 세부적인 프로그램까지 벤치마킹하고 있어 행사간에 서로 구분이 안될 정도다.

그러나 약초꽃 동산 등은 오랜기간 동안 형성된 노하우가 필요한 만큼 대구 약령시축제만의 볼거리다.

3년 연속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이번 약령시축제는 한약의 시조인 염제 신농씨에게 약령시 개장을 알리고 대구시민의 건강을 기원하는 고유제를 시작으로 개장된다.

또 개장 당일 야간 행사로 지하철 참사 희생자의 명복과 시민의 안녕을 비는 기원제도 마련돼 대구의 재도약을 염원한다.

전통.현대의 만남 공연 풍성

이번 축제는 크게 개막행사, 약초꽃잔치한마당, 경연.공연, 전통한방체험, 판매.나눔, 전시, 부대 행사 등 7가지로 구성됐다.

개막행사로는 길놀이, 고유제, 경연.공연행사로 각종 야간공연행사와 전승기예(한약재썰기), 청년 허준 선발대회 등이 열린다.

또 전통한방 체험행사엔 한방무료진료 및 체질감별, 한방떡맛자랑 체험, 약썰기 및 약첩싸기, 한약재달이기 시연 및 시음 등이 있다.

약초꽃잔치 한마당엔 약초꽃동산 조성, 약초꽃 사진전, 야생화전시, 전시행사엔 한방유물자료기행, 우리약술 모음, 국산.수입 한약재 비교전시, 한방떡 개발 전시회 등이 포함됐다.

이중 청년 허준 선발대회는 전국 한의학도를 대상으로 조선조 과거시험의 하나였던 의과(잡과) 시험을 재현하는 것으로 과거시험의 일반적 절차인 과전.과중.과후행사를 그대로 옮겨왔다.

'과거'시험을 보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체험을 할 수 있다.

각국대사 참석 등 국제적 관심

전통혼례를 경험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됐다.

내국인 및 외국인 커플 각 1쌍씩을 대상으로 한 전통혼례가 계획돼 있는 것. 실제로 혼례를 치를 미혼 남녀나 전통혼례를 경험하고 싶은 기혼 커플까지,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또 강령탈춤, 품바, 추억의 약장수, 퓨전타악 '카타', 남사당패, 줄타기, 지두화 시연 등 옛 장터문화의 민중적 마당연희도 밤낮으로 볼 수 있다.

이와함께 각종 한약재를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약령시 경매쇼'와 관람객의 건강 소망을 담은 문인화, 전통한방 관련 캐릭터 페이스 페인팅, 무료 사주.운세, 한방 팩 마사지 등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축제의 장도 준비됐다.

원한다면 약령 소공원을 꾸밀 장승도 직접 깎아볼 수 있다.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둘러보면 평소 쉽게 경험하지 못했던 특별한 맛과 멋을 접할 수 있다.

대구시 보건과 김흥준 한의약진흥담당자는 "타지역에서 약령시 축제에 대한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고, 한약재 수입과 관련이 있는 중국.뉴질랜드 대사도 초청되는 등 약령시축제가 국내는 물론 국제적인 행사로 거듭나고 있다"며 "이번 축제는 U대회와 연계, 악령시를 세계에 알리고 한방바이오밸리 조성을 위해 힘을 모을 수도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한편 외국인을 포함, 25만명 정도가 이번 약령시 축제를 참관할 것으로 예상되고 국.시비 등 3억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