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을 운영하는 김모(36·여)씨는 두달째 국민연금 보험료를 체납하고 있다.
그 전까지는 한번도 빼먹지 않고 냈지만 대구지하철 참사 이후 매출액이 절반으로 줄면서 한달 6만2천원이나 되는 보험료를 내기가 벅차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씨는 보험료를 납부하기도 점점 싫어진다고 했다.
"노후에 받는 연금이 낸 돈보다 적을 수 있다"는 등 주변에서 국민연금을 부정적으로 얘기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 그래서 김씨는 가게 매출이 대폭 늘기 전에는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보험료 내기가 쉽잖을 것 같다고 했다.
지역 경기가 극도로 침체되면서 김씨처럼 보험료를 체납하는 사람이 늘면서 지역가입자 국민연금 징수율이 갈수록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공단 동대구지사에 따르면 징수율은 지난해 8월 61.6%에서 9월 59.8%, 12월 57.8%, 올 2월 55.4%, 3월 55.8%로 떨어졌다.
대구지사도 지난해 8월 62.8%에서 10월 62.7%, 12월 61.8%, 올 2월 59.8%, 3월 60%로 점점 낮아지고 있다.
이는 지하철 참사, 이라크 전쟁, 사스 파동 등을 겪으면서 지역가입자들이 보험료를 납부하지 못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어려워졌을 뿐 아니라 마음도 움츠러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또 국민연금이 강제보험인데도 가입자들 사이에는 "먹고 살기 힘들면 내지 않아도 그만 아니냐"는 인식이 퍼져 있는 것도 원인으로 지적됐다.
연금공단 동대구지사 권오준 지역징수팀장은 "지역경기 불황이 징수율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원인이지만 보험료를 내는 것이 손해라는 인식까지 생겨 문제"라고 했다.
대구지사 권승환 지역징수팀장은 "사업자 등록을 가진 지역가입자들 중 소득이 줄었다며 연금 등급을 조정해 달라고 찾아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전했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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