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차 시위... 포항공단 4일째 출하 중단

입력 2003-05-03 11:50:09

지난달 30일과 1일 이틀간 상경시위를 가졌던 운송하역노조와 화물연대(지입차주) 소속의 포항지역 대형 화물차 기사들이 2일부터 지역집회와 시위를 잇달아 열면서 물류수송 차질이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업계에서는 물류수송이 다음주초까지 정상화되지 않으면 자동차, 조선, 가전 및 건설업 등 철강관련 산업이 원부자재 조달차질에 따른 파행조업과 함께 항만 등지의 화물적체도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포항지역 운송하역노조원 등 대형 화물차 기사 500여명은 2일 오후 1시부터 포항시 연일읍 옛 관문주유소 앞과 포스코 3문앞 등지에서 물류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노조원들은 또 집회장소앞 7번 국도에서 서행운전 등 실력행사를 벌이면서 유강터널∼연일삼거리간 등 5km 가량이 오후 내내 극심한 마비사태를 빚었다.

노조는 또 2일 시작한 지역집회를 15일까지 INI스틸 정문앞과 동국제강 정문앞, 청림동 삼거리, E마트옆 냉천 둔치 등 지역내 화물차 통행량이 많은 9곳을 선정해 순회집회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운전기사들의 집회 등으로 인해 포항공단 대기업 ㄷ사(동국제강)의 경우 사실상 출하중단 사태가 4일째로 접어들었으며, ㅇ사(INI스틸)는 2일 100여대 배차계획 물량 가운데 30대 가량만 출하했다. 또 일부 업체들은 제때에 출하하지 못한 물량을 회사근처 공터 등에 야적해두고 화물알선 업체 등을 통해 기사들의 업무복귀를 설득중이다.

공단업체 물류 담당자들은 "기사들이 상경길에 오른 지난달 29일부터 파행사태가 빚어져 하루 평균 5만t에 이르던 포항지역 물량이 2일에는 2만t을 겨우 넘겼다"며 "다음주 중반부터는 구미, 울산, 거제, 부산 등 철강관련 산업체가 밀집해 있는 일부 공단지역에서도 물류파행에 따른 피해가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노조 관계자는 "정부와 재계가 경유가 등 화물운송 직접비용 인하와 다단계 알선 및 지입제 등 불합리한 운송구조를 개혁하지 않는 한 실력으로 맞설수 밖에 없다"며 강경한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한편 출하 차질에 따른 피해가 나타나자 일부 업체들은 독자적으로 운송료를 10% 가량 인상키로 했으며 또다른 업체들은 1일 이후 출하량을 지난달 30일 이전 실적치로 계산해 일반에 공개키로 하는 등 자구책 수립에 나서고 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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