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TV토론은 국민의 정부시절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선호한 국민과의 대화형식이 아니라 대선 때의 후보토론회처럼 패널리스트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이라는 점에서 파격적이었다.
청와대는 TV토론을 준비하면서 '용비어천가'식의 질문은 하지말아 줄 것을 요청하는 등 실질적인 토론이 되도록 노력했다는 후문이다.
노 대통령은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여 다소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국정원인사와 측근인 안희정씨의 나라종금연루사건, 신당창당론 등에 대해서는 즉답을 회피했다.
또한 방청객으로 나온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학생들의 선생님이라면 이라크전쟁에 대해 어떻게 설명하겠느냐"고 묻자 한참을 망설이다가 "너무 어렵네요. 선생님으로 할 수 있는 말이 있고 대통령으로서 공개된 자리에서 하는 말이 다를 수밖에 없다.
피해갈 수밖에 없다"며 대답하지 않았다.
노 대통령의 다변도 화제로 올랐다.
한 패널리스트가 "대통령은 토론의 달인"이라며 "전교조와 관련해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도 말이 많아서 그런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은 의사전달수단인데 고민"이라며 "말을 줄이니까 불편한게 많다고 해서 그 문제를 두고 토론하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한총련의장이 깜짝 출연, 사회자가 "이 사람을 아느냐"고 하자 노 대통령은 "모른다"고 했지만 "한총련 의장이 잡지에 쓴 공개편지를 봤는데 열린 자세에 안도감을 느꼈고 느낌이 좋았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토론말미에 주제가 언론문제로 넘어가자 다소 목소리를 높이며 패널리스트와 설전을 주고받기도 했다.
그는 특히 일부 신문에 대해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만 대통령 대접을 해 준 적이 있느냐"는 등의 표현을 써가면서 좋지않은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한 네티즌으로부터 "오늘 저녁 소주를 드신다면 토론을 잘해서 기분좋게 드실건지, 섭섭해서 드실건지"라는 질문을 받자 "대통령이 TV토론에 나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나왔다"며 "기분좋게 한잔 하겠다"고 말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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