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 과학연구소-(5)한반도 지각속도구조 연구팀

입력 2003-05-02 09:47:50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지진의 특성과 지진파 전달과정 연구의 기초자료가 되는 지각속도구조를 어떻게 규명할까?'

경북대 지질학과 이정모(50)교수 등 5명의 '한반도 지각속도구조 연구팀'은 우리나라 지진재해도 작성과 내진설계 기준의 기초자료가 되는 지각속도구조를 중점적으로 연구한다.

주관연구책임자인 이 교수 외에 문우일·박창업(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교수와 정희옥(군산대 해양시스템공학과)교수, 김기영(강원대 지구과학부)교수가 연구원으로 참여하고 대학원생을 중심으로 20여명 이상이 연구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 2001년 청송에서 국내 처음으로 실시된 발파 지진 관측실험(예비실험)에 이은 작년 12월 서산-경주 구간의 본격적인 발파실험은 우리나라 지진연구에서 하나의 전환점이 될만한 대규모 실험이었다.

서산-경주 약300㎞ 구간에 캐나다에서 들여온 이동식 지진계 195개를 촘촘히 설치하고 서산에 1t, 영동에 500㎏의 화약을 지하에서 발파해 진동을 관측 기록했다.

지난 4월 29일 내놓은 1차 분석결과는 성공적이었다.

195개 지진계중 98.5%의 지진계에서 자료를 받았고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된 이 실험 결과를 역산하여 서산-경주 구간의 지각속도단면도를 구했다.

1차 분석결과에 따르면 이 구간에서의 평균 지각 두께는 32㎞이며 속도는 3.86㎞/s로 나타났다.

"경주 쪽에서의 민원제기로 발파지점이 두군데에 불과해 제한된 자료만으로 도출한 속도 단면도이긴 하지만 이러한 실험이 계속돼야 신뢰도와 해상도가 높은 3차원적 한반도 지각속도구조를 도출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번 1차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정밀분석과정을 거쳐 보고서를 만들고 5월말 서울대에서 '한반도 지진연구 모임' 주최로 열리는 한반도 지진 심포지엄에서 최종 결과물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진은 발생 및 전파과정에서 근본적으로 많은 불확실성을 포함하고 있다.

지각속도구조를 연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진관측은 예고가 없습니다.

관측소에 도달한 시간을 토대로 거꾸로 추적해 지진의 발생위치와 크기, 발생시각 등을 알 수 있고 이런 자료들을 활용해 특정시간에 특정 크기의 지진이 일어날 확률을 결정하는 지진재해도 작성의 기초가 됩니다".

한반도 지각속도구조연구 결과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애초에 연 50억원씩 9년간 450억원을 투자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였다가 IMF 이후 예산을 줄이면서 1999년 지진과제 통합·재기획 과정을 거쳐 기상청 기상지진기술개발사업의 세부과제로 3년간 연구를 수행해 보고서를 내게 됐다.

지진관측망에 중점 투자한 1단계사업에 이은 지진파전달특성이 중점과제인 2단계 3년 사업을 마감한 결과보고서인 셈이다.

내년에 이어지는 3단계사업에서는 3차원 지각속도구조를 규명하는 게 목표다.

이번 실험결과와 기존의 지진관측소의 지진 분석자료를 합해 3차원 지진구조를 만들고 부지안정성 평가나 내진설계의 기준을 만드는 등 응용분야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박운석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