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계절의 여왕' 5월

입력 2003-05-01 11:57:46

"모든 꽃망울이 부풀어 터지고 모든 새들이 노래하는 놀랍도록 아름다운 5월...". 독일의 시인 하이네가 이렇게 노래했듯이, '계절의 여왕'이라 불리기도 하는 5월은 눈부시게 아름다운 계절이다.

갖가지 봄꽃들이 산과 들, 도회의 거리까지 화려하게 수놓는가 하면, 녹색 물결이 일렁이고 있다.

어느 시인은 이 계절을 '찬물에 얼굴을 씻어낸 청년의 참신한 모습'에 비유한 바도 있지만, 5월은 찬란한 계절의 정점이 아닐 수 없으며, 신록의 푸르름 속에서 생명의 신비와 자연의 오묘한 질서를 깨닫게 하는 은총의 달이라 할 수 있다.

▲'가정의 달'이자 '청소년의 달'인 5월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가정과 가족, 자신과 타인들의 소중함을 일깨우면서 우리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게 하는 달이기도 하다.

오늘은 '근로자의 날'이며, 5일은 우리의 미래인 어린이들을 위한 '어린이 날'이다.

'부처님 오신 날'이기도 한 8일은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한 부모님들에게 감사하는 '어버이 날', 15일은 큰 가르침을 되새기는 '스승의 날', 19일은 '성년의 날'이다.

▲그러나 올해의 5월은 숱한 그림자를 거느리고 다가와 마음을 무겁게 한다.

경기 침체가 여전한 가운데, 국내외 정세와 각종 재난의 여파가 더욱 그렇게 만든다.

우리 사회의 '기본 요소'이며, '마지막 보루'라 할 수 있는 가정이 뿌리째 흔들리고 부서지는 모습을 바라보지 않을 수 없다.

사도(師道)가 흔들리고,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줄지 않으며, 청소년들의 비행과 탈선도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중·고생의 68.3%가 인터넷 음란 사이트에 접속한 경험이 있으며, 접속자의 49.5%는 집에서 음란물을 이용하고 있다는 조사가 나와 충격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중·고생의 40.2%가 한 달에 1회 이상 술을 마시고, 24.8%는 청소년 출입이 금지된 호프집·소주방 이용 등 각종 유해환경에 심각하게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술을 마시고 외박(67.2%) 폭력(30.2%) 성경험(14.3%) 절도(5.1%)를 했고, 환각 약품 사용도 2.2%나 된다.

▲우리는 자고로 아무리 가난해도 가족과 가정이 따뜻한 울타리가 되어 시련을 이겨내고, 보다 밝은 미래를 꿈꾸곤 했다.

가정은 우리 사회를 아름답게 만드는 시발점이자 울타리이며, 그 속에서 크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우리의 미래를 기약해 준다.

이 때문에 가정이 건강하지 않으면 사회도, 나라도 건강할 수 없게 마련이다.

건전하고 건강한 가정의 회복으로 보다 따스하고 풍요롭게 살만한 사회와 나라를 꿈꾸고 일으키는 일은 우리 모두의 몫이 아닐 수 없다.

이태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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