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수첩-자궁경부암

입력 2003-05-01 09:38:47

여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자궁경부암은 다른 부위의 암과 달리 비교적 쉽게 조기 발견할 수 있다.

1930년대에 도입된 '팝 세포진 검사'는 간단하면서도 완치가 가능한 상피내암 상태 이전에서 이상 유무를 발견하는데 있어서 가장 일반적이며 성공적인 방법으로 이용돼 왔다.

그러나 이 방법은 6~55%의 높은 위음성, 즉 암이 있어도 진단을 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원인은 검체 채취의 오류, 이물질에 의한 혼탁, 채취과정에서 건조되어 변형된 세포로 나타나는 슬라이드 제작과정의 오류 등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자궁경부 확대 촬영술, 인 유두종 바이러스 DNA검사 등의 방법을 사용하기도하나 이는 검사방법의 복잡성과 비싼 비용 등으로 인해 검진방법으로 폭넓게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세포진 검사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자궁경부의 세포검체 채취 후 슬라이드 도말(덧바름)부터 고정하기까지의 전 과정을 자동으로 처리해 분석하도록 개발된 시스템이 활용되고 있다.

이 시스템에는 '슈어패스'와 '신프렙 2000'이 있으며 둘 다 미국에서 개발된 검사방법이다.

이는 기존의 세포진 검사와 어떻게 다를까? 우선 검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건조된 도말이나 고정할 때의 오류를 줄일 수 있다.

대부분의 적혈구나 점액, 염증반응의 잔재들이 제거돼 진단의 모호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

또 균질한 표본을 얻을 수 있어 판독이 수월하다.

이와 함께 검사 후 남은 세포 부유액을 따로 보관해 바이러스검사 등의 부가적인 검사를 더 할 수도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검사법은 자궁경부암의 검진의 역사에서 간단하지만 의미있는 변화이다.

진단의 정확성은 암을 조기 발견하고 진단의 신뢰를 높이는데 필수적인 요소이다.

미국에서는 재래식 세포진 검사의 대체검사로 이 방법이 많이 사용되고 있으나 국내는 사정이 다르다.

대학병원과 일부 개인 병·의원을 중심으로 서서히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기존 검사법보다 비용이 다소 비싸다는 이유로 의사가 환자들에게 쉽게 권유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궁암 검사를 자주 받아야 할 대상은 △10대에 성관계를 갖기 시작한 여성 △여러 사람과 성관계를 맺는 사람 △성병 경험이 있는 경우 △흡연 여성 △이전의 자궁암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된 적 있는 경우 등이다.

이태성 교수(대구가톨릭대병원 산부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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