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SARS.중증 급성 호흡기증후군) 추정환자가 국내에서도 29일 확인됐다는 국립보건원 공식 발표로 사스 공포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중국으로부터의 피난 입국자 급증으로 보건 당국이 비상 근무에 들어간 가운데 국내 첫 추정환자가 타고 왔던 중국 여객기 승객에는 대구.경북지역 거주자 10명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보건당국에 따르면 문제의 중국 여객기에는 대구의 30대 어머니와 10대 자녀 2명 등 일가족 3명, 10대 후반 여성 및 40대 초반 남성 각 1명 등 5명이 탑승해 입국, 귀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경북 거주자로는 경산.의성 거주의 모 회사 사원 2가족 5명이 해당 여객기로 입국했으나 귀가하지 않고 회사측이 마련한 강원도의 모 리조트로 가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 보건과 관계자는 "대구 입국자 5명은 현재 사스 유사증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들에게 전화로 유의사항을 통보했으며 입국 후 10일까지는 건강상태를 전화로 계속 확인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스 위험지역으로부터의 대구.경북 입국자는 갈수록 늘어 29일 현재 1천230명에 이르고 있다.
대구시 경우 662명의 명단을 국립보건원으로부터 통보받아 그 중 488명은 증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으며, 나머지 174명에 대해서는 전화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명단이 통보된 사람은 하루 사이에 134명 증가했다.
경북은 568명이며 전화 조사가 실시된 사람은 337명이다.
보건당국은 국내 첫 사스 추정환자 확인에 따라 대응체제를 강화, 보건복지부는 30일 오전 행정자치부.국방부.외교통상부 등 관계 부처 차관들이 참석한 '중앙 사스방역 대책회의'를 열었고 대구시는 이미 편성한 방역대책본부 외에 보건과 직원 20명으로 긴급대응반을 구성해 2차 감염 방지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대구공항 입국자 검역을 맡고 있는 국립포항검역소 대구공항지소 이연환 지소장은 "대구공항 입국자 중 38℃ 이상의 고열을 나타내거나 기침.근육통 증세 등 의심 증세를 보인 환자는 아직 없으나 중국 등으로부터의 입국자에 대한 검역은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사스 장기화에 따른 방역문제는 30일 열린 국회 대구U대회 특위 첫 회의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여야 의원들은 "사스공포로 대회 참여국가들이 줄어들거나 최악의 경우 대회 취소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U대회 조직위에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그러나 정부의 사스대책은 주먹구구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29일 국회에 제출한 사스대책은 △사스 지속시 방역상황실 설치 △검역강화 △선수단 주치의를 통한 이상 증상환자 조사 △선수단 숙소 배정시 감염위험지역 참가 선수단 분리 등이 고작이다.
또 사스검역 차원에서 인천항, 제주공항, 김해공항은 적외선 자동체온측정기 도입이 추진되고 있으나 U대회를 앞둔 대구공항은 국제공항이면서도 아직 도입 계획이 없다는 것이 정부측 입장이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