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다국적군 사령부 설치 제안

입력 2003-04-30 10: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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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에 반대했던 프랑스, 독일, 벨기에, 룩셈부르크 등 4개국 정상들은 유럽의 군사력 강화를 위한 다국적 군사령부 설치를 유럽연합(EU) 회원국들에 제안했다.

외신보도에 따르면 반전 4국 정상들인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게르하르트슈뢰더 독일 총리,장-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 기 베르호프스타트 벨기에 총리는 29일 브뤼셀에서 EU 미니 방위 정상회담을 열었다.

4개국 정상은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이 회담 뒤 발표한 성명을 통해 오는 2004년까지 공동 작전을 위한 유럽 다국적 군사령부 설치를 제안했다. 다국적 군사령부구성에는 일단 이 4개국이 참여하고 다른 EU 회원국들의 동참이 모색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CNN방송은 미국이 이끄는 이라크전에 반대해 온 4국이 군사협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회담을 가짐으로써 국제적 논란을 심화시켰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더타임스는 프랑스와 독일이 EU에게 나토로부터 독립된 군사작전 수행 능력을 부여하는 방위체제 수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다국적 군사령부는 이번 회담 주도국인 벨기에가 당초 제안한 EU 군사령부 구상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참여하지 않는 군사활동에 한해유럽 신속대응군을 지휘, 통제하게 된다. 4개국 정상은 또 EU 회원국 군수장비 조달계획 및 구입을 종합 조정할 수 있는 EU 군비조달청 설립, 유럽 공동 군사계획, 비 EU국가에 대한 유럽신속대응군의 문호개방 등을 제안했다.

4국 정상들은 이밖에 유럽안보방위연합(ESDU) 구상, 1개 회원국이 무력공격을 받을 경우 이를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연대조항' 신설, 전략 공수, EU 사관학교 설립 방안 등을 제시했다. ESDU는 EU 15개 회원국 전체가 아닌 일부 국가들만 참여하는 공동안보 개념으로 EU를 핵심 국가 그룹과 주변 국가 그룹으로 분열시킬 수 있는 방안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번 제안은 유럽의 안보.방위 능력을 증강시킴으로써 EU의 국제적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정상들은 성명에서 "유럽 공동방위안보 건설을 위해 한 발짝 더 나가야할 때가 왔다"며 "이는 대서양 양안 관계에도 새로운 활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상들은 또 성명에서 "대서양 양안의 협력관계는 유럽의 중요한 우선전략으로 남아있다"고 명시해 이번 미니 방위정상회담이 대서양 양안의 유럽과 미국 관계를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려 애썼다.

이번 정상회담은 4개국의 이라크 전쟁 반대가 고조에 달했던 지난달 벨기에가 제안해 마련됐으며 미국의 국제정세 독주에 대항하기 위한 유럽 독자의 군사력 강화를 겨냥하고 있다는 이유로 미국, 영국, 유럽내 이라크전 찬성국가들로부터 비난과 견제를 샀다.

외신종합=여칠회기자 chilho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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