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정폭력의 심각성과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다룬 특집극 '제비꽃'을 2일(밤 10시) 방송한다.
60분물 2부작인 '제비꽃'은 밝고 맑았던 한 여성이 가정폭력의 그늘에서 시들어가다가 마침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기까지의 비극적 과정을 담고 있다.
김지영이 사회적으로 성공했지만 가정폭력으로 고통받는 주인공 은수 역을 맡았으며 유명 인사이지만 권위적인 아버지의 모습을 고스란히 물려받아 이중적으로 살아가는 은수의 남편 태진은 남성진이 연기한다.
제 1부는 성공한 한 여인의 삶 속에 말못할 가정폭력의 아픔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는 '문제의 발견 및 문제제기 편'으로 구성된다.
제 2부는 가정폭력 문제가 가정의 울타리 밖으로 드러난 뒤 가정폭력의 희생자가 주변의 그릇된 인식과 사회적 편견 때문에 이중고를 치르는 현실을 고발한다.
은수(32)는 개인병원 산부인과 의사로 유명 신경정신과 의사인 남편 그리고 여섯 살난 아들을 두고 있다.
누가 봐도 부족함이 없는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지만 몇 해 전부터 시작된 남편의 상습적인 폭력에 고통받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에게도 이 사실을 털어놓을 수가 없다.
권위적인 시부모에게는 말할 엄두가 나지 않고 친정 가족들을 실망시킬 수도 없기 때문이다.
경찰에 신고해서 세상에 알려진다면 그건 더욱 치욕적일 것 같아 상상도 하기 싫다.
그녀의 고통을 눈치채고 있는 유일한 사람은 그녀의 첫사랑 혜성 뿐. 하지만 그녀는 혜성 앞에서도 끝까지 행복한 모습만을 보이고 싶다.
남편 태진(35세)은 대학종합병원 신경정신과 전문의로 TV 프로그램에서 의학 상담도 하고 강연도 다니며 현대가정의 행복론을 설파하고 있는 유명인이다.
산부인과 의사인 아내와 공식석상에 동반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면서도 미인인 아내가 다른 사람과 눈이라도 마주치면 몹시 싫어하고 아내가 자신의 권위에 조금이라도 도전하는 것처럼 느껴지면 참지 못한다.
지나치게 권위적인 아버지 밑에서 억눌려 자라온 성장과정이 그를 폭력가장으로 만들었다.
미워하면서 닮아버린 아버지의 모습을 자신에게서 발견할 때마다 태진은 심한 자기혐오감을 느낀다.
그럴 때면 아내에게 꽃을 바치며 깊이 뉘우친다.
하지만 얼마 후면 다시 폭력을 휘두른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