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보유 시인 등 악재 돌출로 주식시장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사스(SARS·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 수혜주(?)를 비롯한 각종 테마주가 쏟아지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이 정체될 때마다 투자대안으로 테마주가 속출한다며 일부 테마주 경우 단발성 재료에 의존, 반짝 상승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추격 매수 등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테마주를 잘 고를 경우 시장수익률을 웃도는 수익도 거둘 수 있어 테마주에 대한 적절한 대응도 요구된다고 조언하고 있다.
▲난무하는 테마주들
최근 가장 많은 테마주를 양산하고 있는 것은 바로 사스. 제약주는 사스 공포가 확산되면서 최대 수혜주로 부상했다.
거래소시장에서 의약품지수는 지난 14일부터 24일까지 하루를 제외하고 8일 연속(거래일 기준) 상승했다.
이 기간에 14.0%가 올라 종합주가지수 상승률 0.9%를 크게 웃돌았다.
한국인이 사스에 감염되지 않는 이유가 김치에 있다는 해외 언론의 추측성 보도로 김치를 만드는 업체들과 판매업체인 홈쇼핑 업체 등이 테마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또 중국, 대만, 홍콩 등에서 사스로 인해 외출을 삼가고 인터넷 접속이 급증하면서 이들 지역에 온라인게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임주가 이달 들어 꾸준히 강세를 보였다.
여기에 현금지급기 운영업체 및 영화배급·투자 업체 등 주5일 근무제 관련주는 삼성이 매주 토요휴무제를 발표한 다음날 급등했다 약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북·미·중 3자 회담이 결렬되고 북한 핵문제가 다시 부각되자 방독면 제작업체와 군용통신장비 제작업체 등 전쟁 관련주가 올랐다.<
이라크 전쟁 발발 이후 전후 복구사업 참여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급등세를 보인 건설주는 이달 중순을 고비로 하락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대박'이냐, '쪽박'이냐
테마주가 속출하는 것은 증시가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자주 등장하는 현상이라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분석. 한 전문가는 "단편적인 호재를 찾는 개인들 위주의 시장 분위기가 전개된다는 의미"라며 "달리 말하면 시장의 질이 다소 떨어지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테마를 형성한 종목군의 주가상승률은 시장 평균수익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 투자자들이 테마주를 전적으로 외면하기도 힘든 실정. 증권거래소가 지난해 상반기동안 테마를 이룬 38개 종목의 평균 주가상승률을 조사한 결과 27.01%로, 종합주가지수 상승률(13.39%)을 크게 웃돌았다.
일부 테마주는 44.8%까지 치솟았으며 32.02~39.46%씩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다른 테마주는 7.76%, 0.69% 오르는데 그쳐 시장수익률에 크게 못미쳤으며, 한 테마주는 되레 12.03%나 폭락해 테마주간에도 명암이 크게 엇갈렸다.
테마주를 잘 고르면 '대박'이지만 잘못된 선택을 했다간 '쪽박'을 차기 쉽다는 얘기다.
▲테마주, 그 속성에 맞는 투자법으로 공략해야.
증시전문가들은 무엇보다 테마주의 속성을 파악해야 효율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테마주의 속성은 지속 기간이 그다지 길지 않다는데 있으며, 일정 시간이 지나면 테마군에 속한 종목들의 주가상승률이 엇비슷해진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또 1개 테마의 인기몰이가 끝나면 조만간 또다른 테마가 바통을 이어받는 것이 그동안의 패턴이란 것. 통상 1년 동안 생성됐다 사라지는 테마는 대략 5, 6개에 불과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를 염두에 두면 테마주 공략법의 첫번째 무기는 '순환매 길목 지키기'. 한 개 테마가 사라질 때쯤 다음에 오게 될 새로운 테마주를 미리 사놓고 기다리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LCD 부품업체들이 주목을 받았다 투자자 관심이 휴대폰 부품업체들로 옮겨간 것이 대표적인 케이스라 할 수 있다.
두번째는 테마군내 '후발주자 찾아내기'다.
주가를 선도하며 이미 오른 종목을 추격 매수하는 것보단 상대적으로 덜 오른 종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얘기다.
세번째는 '치고 빠지기'. 테마주는 대중의 관심을 먹고 사는 종목이기 때문에 대중의 관심이 멀어지는 순간 빛이 약해지기 시작해 장기간 동안 빛을 잃어간다.
자칫 매수타이밍을 잘못 골라 퇴조하는 테마주를 매수했을 때는 과감히 손절매해야 한다.
넷째는 '분산 투자'. 5, 6개 테마군에 적절한 비율로 금액을 나눠 투자하는 것이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다.
이는 손실을 줄이는 방법이기도 하지만 테마주 상승장에서 소외되는 것을 피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같은 테마군 내에서도 상승률 차이에 따라 투자금을 나눠 매입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만하다고 전문가들은 덧붙였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