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주최 '분권시대지역 혁신'심포지엄

입력 2003-04-29 13:58:52

분권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역할을 모색하고 지역사회 혁신을 통한 지역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분권시대의 지역경제혁신' 심포지엄이 29일 오후2시 대구은행 본점 강당에서 열렸다.

대구대와 대구시, 경북도가 공동 주최한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국가균형발전의 과제와 전략(성경륭)에 대한 기조강연에 이어 '대구와 경북의 산업구조혁신, 지역기술개발 시스템의 혁신, 지역금융구조의 혁신'을 주제로 발표와 토론회를 가졌다.

▨국가균형발전의 과제와 전략=성경륭 국가균형발전위원장

수도권 면적은 전국의 11.8%에 불과한 데 인구는 전체의 46.6%, 경제력의 70%, 중앙정부 부처 100%, 30대 기업 본사의 88.5% 등이 몰려있어 중앙집권형 국가의 부정적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그러나 현행 '의존형 지방화'는 유력정치인과 중앙정부를 대상으로 한 로비활동에 주력하게 만들고, 각종 대규모 국제행사 유치경쟁에 몰입게 함으로써 오히려 지방의 의존성을 재생산하고 있다.

따라서 '제로기준(Zero-Base)'에서 중앙과 지방의 권한을 재검토하고, 중앙정부는 지방정부의 보충적 역할을 담당한다는 '보충성의 원리'에 입각, '과감한 분권'과 '지방자치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그 전략으로 지방정부, 대학, 기업, 시민단체, 지방언론, 연구소 등을 아우르는 지역혁신체제를 구축한 뒤 상호협력, 연구개발을 비롯한 생산과정, 행정제도 개혁, 문화활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추진하고 지역발전을 도모하는 새로운 시도에 나서야 한다.

▨대구경제의 산업구조 혁신=김재훈 대구대 교수

대구경제는 현재 전국에서 가장 저성장 상태에 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20-20-20전략'을 통한 발상의 혁신적 전환과 지역 토착네트워크의 '창조적 파괴'가 출발점이다.

전국에서 가장 늙은 도시라는 평가를 듣고 있는 대구사회의 주류가, 또 여론주도층이 20년 젊어져야 한다.

겉으로는 젊은 사람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원로들이 정작 나서야 할때는 못 나서고 또 안나서도 되는 부분은 길을 막고 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또 대구사회 여론주도층에 20% 이상의 외지인이 차지할 공간이 확보돼야 한다.

외지인을 밀어내는 지역이 아니라 외지인을 끌여들여 다양한 사고와 삶의 방식이 어울리고 부딪치는 가운데 새로운 사고와 삶의 방식이 생산되는, 그래서 정보의 소비지가 아니라 정보의 집적지, 생산지로 만들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20명 이내의 온갖 소그룹들이 인적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이른바 혁신 네트워크가 구축돼야 한다.

시민동아리를 장려해 중장기적인 시민 혁신역량을 형성하는 결절점으로 삼고, 국제교류, 초청 등 연대를 통해 국제적 안목을 키우도록 지원해야 한다.

▨경상북도의 산업구조 혁신=엄창옥 상주대 교수

지금까지 지방발전계획은 중앙정부가 구상하고 지방정부가 실행하는 식으로 '구상'과 '실행'이 분리되었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는 중앙정부의 하청기관의 성격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 결과로 전국 지자체 대부분이 지방특화산업정책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불구, 그 특성을 살린 곳을 찾아보기 어렵다.

경북은 각 지방의 특성을 살린 지역특화산업을 창출하는데 미흡했고 제조업 비중은 감소하는 반면 서비스업 비중은 상승하는 등 산업의 펀더멘털이 취약해지고 있다.

북부권은 농림업, 중서부권은 광공업에 편중되는 산업구조가 지속되거나 강화되고 있고 남서부권은 전반적으로 생산비중이 하락하고 있다.

지방산업 혁신을 위해서는 신산업 창출, 기존 산업구조의 고도화 정책 지속 추진, 붕괴된 마을 살리기, 지방 내생적 산업집적 정책, 동북아 중심국가론의 지방 산업정책론으로 대체 등이 필요하다.

또 지방산업의 자율적 발전 조건은 △지식 생산.축적.유통 등 지적 인프라 구축 △내생성을 바탕으로 한 문화와 산업의 공동체적 인프라 △지방간, 도시.농촌간 연계를 통한 시스템 구축 등 네트워크 형성 등을 꼽을 수 있다.

▨대구.경북지역 기업의 혁신특성과 혁신체제=권영섭 연구원(국토연구원 연구위원)

대구 섬유산업과 구미 전자산업을 분석한 결과, 지역혁신체제 강화를 위한 공통된 과제로서 △거래업체간 제품에 대한 의견제시가 받아들여져 개선된 경우 및 호의적으로 의견이 받아들여지는 경우 혁신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상호의사를 존중하는 지역분위기를 조성할 필요성이 제기됐고 △또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를 이전해 줄 정도의 신뢰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요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섬유산업의 경우는 또 '원부자재 공급업체와 고객업체의 지역내 집적강화' '협회나 조합을 통한 제품공동개발 기회 증대' 등이 혁신을 위한 주요 과제로 밝혀졌다.

구미 전자산업 역시 △지역 혁신지원기관 등이 기업간, 기업과 기관간 협력 프로그램을 발굴해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고 △기업의 혁신을 종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지원체제를 갖추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중소기업들은 스스로 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신뢰관계를 구축하며, 유연한 거래관계를 맺기 위한 고객을 발굴하고 유치하는 데 적극적이지 못하다.

따라서 이런 역할을 대신 맡아줄 지역내 지도자, 촉진자, 중개자가 적극 나서 지역 전체의 분위기를 개선시켜 강한 혁신체제를 구축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금융개혁 문제점과 지역금융시스템 구축 필요성=김영철 계명대 교수

지방은행은 지역금융시스템의 중심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도 지방 중소기업 전담 은행으로서의 역할을 되찾아야 한다.

그러나 최근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이 채택하고 있는 개인 소비자 금융을 통한 수익창출 모델을 그대로 추종하고 있어 우려스럽다.

이는 지역 중소기업의 금융접근성을 더욱 떨어뜨려 결국 지방경제의 침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중앙정부는 금융환경의 변화에 따라 금융접근성이 크게 떨어진 지역 중소기업을 지방은행의 주도하에 발굴, 육성.지원하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지방은행이 퇴출된 지역에 지방중소기업 전담 지방은행을 다시 설립해야 한다.

또 지방중소기업 육성과 관련된 주요 정부 정책의 추진과정이나 각종 위원회에 지방은행을 반드시 참가시켜 지방중소기업 지원에 대한 지방은행의 주도적 역할을 인정해줘야 한다.

지방은행협회를 통해 상호 고립돼 있는 지방은행이 상호 횡적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는 조직으로 연계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야 한다.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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