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신당 움직임 활발

입력 2003-04-28 12:08:29

4.24 재.보선 완패의 충격에 빠진 민주당 내에서 범개혁세력 결집을 통한 신당창당론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일부 개혁그룹들은 연대를 추진하면서 구체적 창당 시기를 구상하는 등 각계 정파들의 창당 논의는 급물살을 타고 있는 형국이다.

대선 직후 민주당 해체를 요구했던 조순형.신기남 의원 등 '서명파 23인'은 28일 조찬 모임을 갖고 신당 추진을 공식 제기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들은 개혁당이 제안한 '범개혁세력 단일정당' 방안에 대해 검토하는 한편 될 수 있는 한 민주당이라는 틀이 부서지지 않는 한도에서 신당 창당을 모색해야 한다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혁파 의원 모임인 열린개혁 포럼과 이상수.이해찬 의원 등 대선 당시 선대위 본부장급 인사들도 조찬을 함께하며 신당을 논의했다. 이상수 의원은 "리모델링이 안되는 경우에 한해서 신당 창당을 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지만 일부 강경파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무조건 신당 창당' 쪽으로 기울었다는 후문이다. 이해찬 의원도 "당이 산산조각 나는 것은 방지해야 하지만 신당이 대세"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와 함께 오후에는 김근태.이창복 의원 등 재야출신 의원 그룹이 오찬을 갖고 신당에 관한 입장 정리를 시도했다. 신주류가 주도하고 있는 개혁활동에 크게 반대하고 있지 않은만큼 이들도 신당작업에 어떤 식으로든 지원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대세다.

한편 신주류측의 이상수 의원은 구주류 김태랑 최고위원과 만나 당 개혁안 처리와 임시지도부 구성 문제에 대해 사실상 마지막 절충을 시도할 예정이다. 입장 차이가 크지만 신주류측의 신당 대세론에 대해 구주류측이 어떤 카드를 제시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날 회동에는 일본 방문을 마치고 일시 귀국한 한화갑 전 대표의 참석도 검토되고 있다.

민주당 각 계파들의 이같은 신당논의 주제 중 공통 분모는 신당을 추진하면서 어떻게 전국정당이라는 문제를 푸는가이다. 신당 창당도 중요하지만 창당 과정에서 당이 부서져 호남의 일부가 떨어져 나간다면 내년 총선 패배는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또 전국정당화를 위해서 호남 뿐 아니라 영남의 지지세 확립도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신당론자들의 논의 방향은 어떡하면 호남 인사들의 이탈을 최소화하면서 영남권 지지세를 확보하느냐에 모아지고 있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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