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달샘-경주 상권 시청따라 갔네

입력 2003-04-26 11:46:08

경주시청의 동천동 신청사 이전에 따른 구청사 폐쇄로 지역상권이 신청사 쪽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지역 상권을 주도했던 시내상가는 청사 이동으로 손님이 줄어들자 휴업과 전업사태가 이어지고 밤이 되면 슬럼화현상 마저 보이고 있다.

반면 신청사 부근은 상가와 사무실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뛰어 오르는가 하면 점포를 구하기 위해 웃돈을 얹어주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어 신·구청사 주변 상인들의 명암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경주시청은 지난 1995년 시·군 통합이래 8년간 노동·동천동 2개 청사로 나눠서 운영돼 오다 이달초 동천동 신청사의 증축으로 청사를 통합·이전했다.

이로인해 수년간 구청사를 끼고 영업을 하던 주변상점이 큰 타격을 받았고, 이 가운데 이미 10여개 상점이 신청사 개청식에 맞춰 동천지역으로 자리를 옮겼다.

또 미처 자리를 구하지 못한 일부 상점들도 동천지역에 상가가 나타나면 곧바로 입주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어 구청사 부근의 상권붕괴가 가속화되고 있다.

그러나 신청사가 들어선 동천동지역은 청사이전과 함께 상가와 상인들의 유입이 활발해지면서 임대료 등 주변 물가가 큰 폭으로 뛰어 오르고 있다.

시청주변 대로를 낀 30평짜리 상가가 올초 평당 300만원대에서 몇 달새 평당 400만원대로 뛰어 올라, 인근 부동산관계자들은 "상가가 품귀현상을 빚으며 임대료가 더욱 뛰어 오를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지난달 20여년간 구시청 부근에서 식당을 경영하다 최근 신청사 부근으로 자리를 옮긴 이재윤(50·복천식당주인)씨는 "청사이전으로 장사가 안돼 이사를 결심했다"면서 "남아 있는 상인들도 기회가 닿으면 동천동으로 이사를 계획하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상황이 여기에 이르자 상인들은 경주시에 대해 구청사 주변 상권활성화 등 대책마련을 호소하고 나섰다.

박병수(62)경주상가발전협의회장은 "시청이 떠난 뒤 구청사건물이 마치 흉가처럼 방치되고 있다"며 "구청사 주변 상인들이 관광센터 조기건립 등 시차원의 성의있는 대책마련을 촉구하기 위해 내달초 대규모 궐기대회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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