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군 왜관읍 금남리 낙동강변의 비닐하우스에서 오이농사를 짓는 이은수(38) 김성호(38)부부. 학사출신 동갑내기 부부인 이들은 충남대 캠퍼스 커플이었다.
남편 이씨는 철학도, 부인은 국문학도로 대학내 탈춤동아리에서 만나 부부의 인연을 맺게 됐다.
이제는 상희(12).상은(9) 남매를 두고 열심히 흙과 더불어 살아가며 고향에서 13년째 오이농사에만 전념하고 있는 농사꾼 부부로 변신했다.
남편 이씨가 고향에서 부모님의 오이농사를 잇자 부인 김씨도 자연스럽게 오이농사꾼이 된 것.
이들이 하루종일 작업하는 1천여평의 대형 비닐하우스에는 곳곳마다 성능 좋은 스피커가 매달려있다.
눈만뜨면 비닐하우스로 달려와 하루종일 작업을 해야하기 때문에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뉴스와 노래가 유일한 친구인 셈이다.
"다른 유망한 작목을 한번 해볼까 하는 망설임도 없지 않았지만, 그냥 오이농사가 천직이려니 생각하고 열심히 일했어요". 연간 5천여만원의 순수익을 올리지만, 정작 모아놓은 재산은 별로 없다는 부인 김씨는 "농협 빚을 조금씩 갚아나가는 것이 남았다면 남은 것"이라고 말한다.
작년에도 그랬듯 오이도 채소가격 등락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기 때문에 어려움도 많이 겪었다.
올해는 3월 초반에 채소가격이 크게 올라 기대감에 부풀기도 했다는 이들 부부는 오이가격이 상자당 연평균 1만5천원정도만 유지해주면 큰 걱정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에는 상토를 잘못하는 바람에 오이 모종이 제대로 자라지 않아 밭을 완전히 갈아 엎은후 재모종을 하기도 했다.
부인 김씨는 그래서 "남들은 벌써부터 오이를 따내 시장에 내다 팔고 있는데 우리는 내주에야 첫 물을 딸 수 있을것 같다"며 안타까워 했다.
오이수확은 7월중순까지 하루에 30~40상자씩 따내 왜관농협을 통해 부산농협 공판장과 대구 매천동 농산물도매시장에 출하할 계획이다.
왜관 금남오이는 지난 1980년대초 작목반을 구성하여 현재 낙동강변 금남리 일대 42 농가(15ha)가 오이를 재배하고 있으며 지난 98년엔 경북우수농산물로 지정받는 등 품질을 인정받았다.
1988년과 89년엔 일본에 연간 30t정도를 수출하기도 해 칠곡의 특산물로 정착했다.
칠곡.이홍섭기자 hs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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