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데까지 간 음란 화상채팅-"넌 왜 안벗니"

입력 2003-04-25 13:38:50

인터넷을 통한 음란·퇴폐가 갈수록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음란 화상채팅 사이트까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현재 운영되는 화상채팅 사이트는 180여개로 2년 사이에 무려 170여개가 늘었으며, 여기에는 중고생은 물론 초교생까지 참가해 음란물이나 음란 행위를 보여주는 등 퇴폐성이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

취재팀이 지난 22일 밤 10시 ㅋ화상채팅 사이트의 '아담과 이브'에 참가했을 때, 사이트에서는 '홀딱녀' '변강쇠' '섹시녀' '여고3년생' '껄덕쇠' 등의 ID를 쓰는 5명이 음란채팅에 한창 열중하고 있었다.

간단한 인사말이 오가고나자 야한 성 경험담과 음란한 말들이 교환됐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글로는 옮길 수 없는 노골적인 성적 농담들이 거침없이 오갔다.

20여분이 흐르고 분위기가 무르익자 '변강쇠'가 "벗은 몸을 보여주겠다"며 옷을 하나 둘 벗기 시작했다.

뒤질세라 다른 참가자도 따라했다.

뒤따르기를 거부하던 '여고생'도 다른 참가자들의 끈질긴 요구에 상의를 상의를 벗었고 "가슴이 예쁘다"는 칭찬과 "섹시녀는 다 벗었는데 너는 왜 안벗느냐"는 등의 말을 듣고는 결국 하의까지 벗었다.

취재기자는 옷 벗기를 거부하다 다른 사용자들로부터 '강퇴'(강제퇴장)를 당해야 했다.

취재팀은 이날 밤 10시부터 자정까지 화상채팅 사이트 10여개를 모니터했으나 모두에서 마찬가지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런 화상채팅 사이트 외에 대부분 채팅사이트의 파일 공유방에서도 '야한 동영상이나 애니메이션 있는 분 연락 바람' '헨타이(일본 음란물) 교환' 등 음란물을 교환하거나 다운 받으려는 사람들로 북적댔다.

심지어 보여줄 '야동'(야한 동영상)이나 음란 사진이 없으면 입장을 불허하는 공유방도 있었다.

'여중고생만 들어 와'라는 대화방을 개설해 놓고 아바타나 사이버 머니를 미끼로 폰팅으로 유인하거나 지역별로 모임을 만들어 번개팅으로 유인하는 곳도 다수 발견됐다.

낯 뜨거운 제목의 채팅방도 화상채팅 서비스 이용자들 모두에게 여과없이 보여지고 있었다.

또 돈을 받고 음란물을 제공하는 개인 사이트들도 숱하게 있었으며, 이들은 대부분 채팅 참여자들을 개인 홈페이지로 유인해 자신이 모아놓은 음란물들을 1만~10만원씩 받고 제공하고 있었다.

음란물 중에는 화상 음란채팅 화면을 정지 혹은 동영상으로 잡아 저장해 놓은 것들이 많았다.

자신의 성기나 자위행위를 찍은 동영상·사진들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

대구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최준영 대장은 "음란 화상채팅은 원조교제나 불륜 등 탈선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상대방의 모습을 몰래 정지 화면으로 잡아 인터넷에 마구잡이로 올리는 경우도 있어 특히 여성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며, "인터넷 문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수사대는 지난달 말까지 20일동안 화상 음란채팅을 일제 단속해 고교생·초교교사·연극배우 등 46명을 입건하기도 했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