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외국어 학습 바람 속에서도 대구시내 많은 관련 학원들의 수강생이 급감하는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열풍으로까지 불렸던 중국어 수강붐이 수그러드는 등 제2외국어 붐이 잠잠해져 대학 부설 어학원들의 강좌까지 위축되고 있다.
대구의 대표적 어학원 중 하나로 꼽히는 ㄱ어학원 김종한 원장은 "수강생이 작년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고 특히 지하철 참사 후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E외국어학원 김성현 부원장은 "1천500여명에 달하던 수강생이 금년 들어 1천여명으로 줄었다"며 "신청자들 중에서도 매달 50~60명이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ㅍ학원에서 만난 김민호(26·경산대 건축학부 휴학)씨는 "경기가 어려워진 뒤 수강하던 친구들이 도서관이나 대학 강의 쪽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붐을 일으켰던 중국어 열풍이 많이 사그라져 E학원 경우 15개나 되던 중국어 강좌를 6개로 줄였고 ㄱ어학원은 중국어 강좌를 올해 모두 폐강했다.
ㅎ학원 박광진 원장은 "중국어·일본어·불어·이태리어 등 제2외국어의 수강생은 강좌당 2, 3명씩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대학 부설 어학원도 예외가 아니어서 경북대 어학교육원 한석종 원장은 "일본어(10강좌)를 비롯해 중국어(4) 불어(3) 독일어(4) 강좌를 열고 있지만 올들어 학생들이 제 2외국어를 외면해 강의실이 거의 비었다"고 전했다.
수강생 감소 후 대형 학원들은 몸집 줄이기에 나서 ㄱ어학원 경우 70개에 달하던 영어 강좌를 30개로 줄이고 일본어도 4강좌로 줄였다고 했다.
E학원은 영어강좌를 150개에서 105개로 줄이고 올들어 일어 강좌 15개, 중국어 강좌 9개를 줄였다고 했다.
올들어 수강생이 30% 정도 줄었다는 ㅎ학원은 강좌를 20% 정도 축소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 강사들도 속속 대구를 떠나 E학원 존 에반스(34·캐나다)씨는 "작년만 해도 같은 학원에 동료 외국인 강사가 7명이나 됐지만 지금은 4명뿐"이라고 했다.
개별 학원 수강생 감소 원인은 경기 침체 외에 학원 증가에도 있는 것으로 관계자들은 판단했다.
현재 대구시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외국어 학원은 285개로 지난해에만 50여개가 새로 문을 열었고 올 들어서도 한달 평균 3, 4개가 증가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과학평생교육과 권오윤 학원 담당은 "학원 설립 기준을 1996년에 완화한 후 외국어 학원이 많이 늘었다"며 "그런 현상이 강의의 질 하락 등 문제를 유발한다는 비판도 있었던 만큼 최근의 현상을 학원들 스스로 경쟁력 높이기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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