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로부터의 질병예방법

입력 2003-04-24 12:07:47

알레르기 비염을 앓던 하늘이(가명?세)는 애완동물 햄스터 두 마리를 키우면서 재치기 등의 증상이 심해졌다.

평소 다니던 소아과에서 진찰을 받은 결과, 원인은 햄스터의 털 때문.

최근 한국애견연맹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애완동물을 기르는 집은 약 150만 가구. 이처럼 애완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늘고 있는데 반해 애완동물로 인한 건강상 위험을 인식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집 안에서 기르는 애완동물이 병이 있거나 기생충을 갖고 있다면 사람에게도 그 병을 옮기거나 기존의 질병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를 넓은 의미에서 인수(人獸)공통감염증이라고 한다.

◇우려되는 질병들=고양이가 할퀴어서 생기는 묘조병, 고양이의 배설물에서 옮는 톡소플라스마증, 파충류로부터 잘 옮는 살모넬라증, 개에게 물려서 생기는 파상풍, 광견병 등이 있다.

또 동물의 털이나 비듬, 진드기 등이 알레르기 질환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김명성 소아과 원장은 동물의 털은 천식이나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천적이다며 이런 환자가 있는 가정에서는 애완동물을 기르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묘조병은 고양이의 침에 섞여있는 세균이 사람에게 감염돼 생기는 병. 이 병은 면역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게는 상처 부위가 욱신거리며 아프거나 심하면 임파선이 붓고 통증을 유발한다.

눈이 감염되면 결막이나 눈꺼풀이 붓고 충혈된다.

톡소플라스마증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작은 기생충(원충)이 고양이의 대변에 섞여 있다가, 사람에게 전염돼 발생한다.

개의 배설물을 통해 톡소카리아시스란 기생충이 사람에게 감염되기도 한다.

이같은 병은 만성질환자나 허약한 사람, 갓난 아기에게 감염되면 위험하다.

도마뱀, 이구아나, 거북이 등의 파충류는 살모넬라균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파충류의 피부에 살고 있는 살모넬라균은 사람에게 심한 식중독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예방법=애완동물의 배설물이나 이런 배설물이 묻은 물건을 만지지 않아야 한다.

애완동물의 배설물을 만졌거나, 대소변으로 더러워진 카펫을 청소하고 난 뒤에는 즉시 손을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

칫솔 같은 것으로 손톱 밑까지도 잘 씻는 것이 중요하다.

애완동물과 입을 맞추거나 코를 비비는 행동, 음식을 함께 먹는 일은 병균을 나눠 갖자는 행동과 다를바 없다.

김신우 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좬이같은 질병을 예방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철저한 개인 위생이다며 좬동물을 만진 손으로 자신의 입이나 코, 눈 등을 만지지 않도록 하고 손을 자주 씻는 것을 습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동물의 기생충은 대개 토양이나 물을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어린이들이 애완동물들이 자주 접촉하는 흙을 가지고 놀 때나 아파트 공간 처럼 폐쇄된 공간에서 애완동물과 접촉이 잦을 때 전염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가정에서 키울 동물은 건강관리가 잘 됐고 새끼보다는 어느 정도 나이가 든 것으로 선택해야 한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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