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연승으로 회복세를 보이긴 했지만 부산롯데 자이언츠가 다른 팀들과 좋은 승부를 펼칠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지난해 시즌 사상 세번째 낮은 승률로 최하위에 그친 부산롯데는 올 시즌 들어서도 개막이후 최다 기록인 12연패(1무) 후 겨우 2승을 올려 한때 승부에 대해 뜨거운 피를 지녔던 부산 팬들의 가슴을 얼어붙게 하고 있다.
악몽과도 같은 부산롯데의 침체가 계속된다면 '최악의 팀' 계보에 이름을 올려놓아야 할지도 모른다.
역대 최악의 팀은 82년 시즌의 삼미 슈퍼스타즈이다.
프로야구가 처음으로 시작된 그 해에 삼성, 해태 등이 비교적 풍부한 선수 자원을 갖고 있었던 반면 선수가 부족했던 삼미는 15승65패 1할8푼8리의 역대 최저 승률로 처음부터 최악의 팀으로 낙인찍혔다.
삼미는 다음해인 83년 시즌 3위에 올라 회복하는 듯싶었으나 84년 3할9푼2리의 승률로 최하위를 차지한 뒤 85년 시즌 중 사라졌다.
삼미는 85년 시즌 역대 팀 최다 연패 기록인 18연패의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삼미를 인수한 청보 핀토스도 85년 시즌부터 87년 시즌까지 3할대의 승률에 머물다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짧은 삶을 마쳤다.
청보는 86년 시즌 개막 6연패를 당해 올시즌 롯데가 이 기록을 깨기까지 개막 최다연패기록의 주인공이었으며 아직 깨지지 않고 있는 최저팀타율(.219), 42이닝 무득점 기록도 이 해에 수립했다.
삼미나 청보가 '최악의 팀' 이미지를 지닌 채 사라졌듯이 91년 시즌부터 2000년 시즌까지 존속했던 쌍방울 레이더스도 비슷한 길을 밟았다.
97년 시즌 5할7푼1리의 승률로 3위에 올랐을 뿐 나머지 시즌은 3~4할대의 승률에 머물렀고 99년 시즌에는 83년 삼미에 이어 2할2푼4리의 역대 2위의 최저 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쌍방울은 마지막해에 프로야구 통산 최다연패 타이기록인 18연패에 빠졌으며 홈경기 최소관중(54명), 한 시즌 팀 최다 패배기록(97패)도 아로새겼다.
그러나 86년 창단 첫해 2할9푼의 승률로 최하위에 그친 빙그레 이글스와 88년 창단 첫해 3할1푼9리의 승률로 최하위에 머문 태평양 돌핀스는 이후 비교적 괜찮은 성적을 거두었고 나중에 한화 이글스와 현대 유니콘스로 변모하면서 '최악 이미지'를 남기지는 않았다.
84년, 92년 한국시리즈 우승팀이었던 부산롯데는 83년, 89년, 97년, 98년, 2001년, 2002년 시즌 최하위에 머물렀다.
신생팀이 최하위에 머물렀던 다른 시즌에도 중하위권에 처진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팀 최다 16연패, 한 시즌 최다 패배 타이기록(97패), 홈구장 최소관중경기 역대 2위(69명) 등 각종 불명예 기록을 양산한 롯데는 올시즌 들어서도 개막 이후 12연패(6완봉패), 36이닝 연속 무득점을 기록하는 등 최악의 상황에 빠져 있다.
90년대 이후 팀간 전력 차가 점차 좁혀져 박진감 넘치는 승부가 많아지는 시점에서 롯데의 깊은 추락은 좋은 시장을 갖고도 투자에 인색했던 구단이 자초한 '재앙'이자 전체 프로야구의 생명력을 갉아먹는 암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