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북-미-중 3자회담 개막

입력 2003-04-23 17:36:21

북한과 미국, 중국은 23일 오전 9시 30분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북한핵 문제 해결을 위한 3자회담에 들어갔다고 외신이 전했다.

영국 BBC 방송은 북한핵 문제에 관한 미국과 북한,중국 대표간의 회담이 23일 베에징에서 개막됐다고 전했다.

이 방송은 미국측 대표인 켈리 미국무부 동아시아 담당 차관보는 이날 아침 회담참석을 위해 숙소인 댜오위타이 호텔을 떠나면서 기자 질문에 언급을 회피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인터넷 뉴스포탈 MSNBC는 3자회담이 스케쥴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미국 대사관이 밝혔으나, 북한측 회담대표인 이건 미국담당 부국장이 협상내용을 결정할 만큼 고위직이 아니기 때문에 협상의 조기타결 기대는 높지 않다고 보도했다.

MSNBC는 3일간 비공개로 진행될 이번 회담에서 미국과 북한이 입장을 천명하고 중국은 회담 주선자로서 주로 지켜보는 데 머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 관계자는 "회담이 지금 진행되고 있다"고 확인했다.

이에 앞서 중국측은 이날 오전 8시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를 비롯한 미국측 대표단을 회담장인 댜오위타이로 초청, 조찬 회동을 가졌다.

또 중국측은 왕이 외교부 부부장이 22일 저녁 베이징 모처에서 북한의 리근 외무성 부국장 등 북측 대표단을 초청, 만찬을 함께 하며 회담의 주요 일정 및 의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북한-미국-중국은 3자 회담에서는 이라크전쟁 이후 국제적 아젠더로 부상한 북한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미국측은 검증가능한 방법을 통해 먼저 핵을 '영구히' 폐기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은 "핵문제가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과 생존권 위협에서 비롯된 만큼 불가침 조약을 체결하면 핵개발에 대한 미국측 우려를 해소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으로 맞서 회담은 초반부터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외교소식통들은 미국측이 북한핵 폐기의 성과가 담보되는 것을 전제로 의회비준 등의 절차를 밟지 않는 문서에 의한 북한체제 보장책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또 북한의 미사일 문제 등 군사적 현안에 대해서도 집중적인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미국측 대표단에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마이클 그린 아시아문제 담당 국장, 합동참모본부의 게리 노스 준장, 국무부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한국과장, 국방부 조디 그린 한국과장 등이 포함돼있다.

이와 함께 한국과 일본의 다자회담 참여 문제에 대해서도 '조기참여'를 주장하는 미국에 맞서 북한측은 '북미간 직접협상' 방침을 고수할 것으로 보여 회담성과를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외신종합=여칠회기자 chilhoe@iam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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