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뉴타운(4)성서 장기

입력 2003-04-23 15:47:34

성서.장기지역은 대구 서남부 와룡산 자락에 자리잡은 대단위 아파트 밀집지역이다.

용산지구까지 포함되며 3월말 현재 5만7천여가구, 18만7천여명이 살고 있다.

2005년 하반기 개통예정인 지하철 2호선 서쪽지역의 중심지이며 역내에 있는 성서 IC가 경부.중앙.구마.88고속도로 연결고리로써 교통 요충지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대기오염 및 교통불편, 학교문제 등에 따른 주민 불만도 적지 않다.

과대인구로 인한 행정수요를 따르지 못해 분구론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성서.장기 어떻게 형성됐나?=1981년 대구시의 직할시 승격 후 경북 달성군 성서읍이 성서출장소로 바뀌면서 대구로 편입됐다.

당시만 해도 인구 2만7천여명의 농업지역이었다.

이후 1988년 1월 1일자로 달서구가 신설되면서 이 지역은 성서1.2.3동으로 바뀌었으며 1996년 성서1.2동이 장기동으로 변경됐고, 성서3동은 신당동과 이곡동으로 분동됐다.

또 지난 1일자로 장기동에서 용산1.2동이 분동됐으며 이곡동이 이곡1.2동으로 분동되는 등 행정구역조정이 있었다.

성서.장기 지역은 공영택지개발 방식으로 조성돼 대규모 주택단지로 성장했다.

이곳의 택지개발은 1990년부터 본격화됐다.

가장 먼저 시작된 곳은 현재의 신당.이곡.용산동 일대를 중심으로 한 성서1지구. 47만여평의 단지에 4만8천여명 인구가 5년여에 걸쳐 유입됐다.

1992년엔 이곡동 일부.장기.용산동 일대 47만여평 부지에 성서2지구 개발이 5년여 동안 이뤄져 6만5천여명의 대단위 인구밀집 단지가 조성됐다.

1994년부터는 용산.죽전동 일대에 용산지구 개발이 4년여간 진행되면서 2만2천여명의 인구가 입주했다.

가장 최근에 개발된 장기동 일부.감삼.본리동 일대 장기지구는 1999년말 개발이 완료돼 현재 1만3천여명이 살고 있다.

현재 이곳 성서.장기지역은 택지개발이 종료된 상태이다.

◇생활주거 환경 쾌적=성서.장기지역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 중심의 계획 개발로 친환경적인 주택단지 성격을 띠고 있다.

이곡 생수공원 등 근린공원 11곳과 용산동 샘골공원 등 어린이공원이 41곳이나 되는 등 공원이 잘 조성돼 있다.

또 E마트 성서점, 홈플러스, 농협하나로마트 등 대형소매점이 3개나 들어서 있어 쇼핑 편의성이 높다.

주부 이영미(38.대구 장기동)씨는 "굳이 시내 백화점까지 갈 필요가 없는데다 유통업체간 가격경쟁으로 물품을 비교적 싸게 살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문화.복지시설도 잘 갖춰진 편. 용산동 일대에는 달구벌복지관.시각장애복지관.청각언어장애복지관 등의 복지기관이 한데 모여 있고 내년에는 구민문화회관이 완공될 예정이다. 인근에 학생문화회관, 대구직업전문학교, 중소기업제품관, 조달청 등의 기관도 자리잡고 있다.

이밖에 올해 대구지법 서부지원이 착공되고 내년에는 대구지검 서부지청 공사가 시작돼 용산동에는 대구 서부의 새 법조타운이 형성될 전망이다.

한편 구청은 이곡동 1325번지 1만3천여평 시 소유지를 구민운동장을 포함한 생활체육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구청은 지난 7일 시에 예산 지원을 신청했다.

◇환경.교통.교육문제 해결 언제쯤=성서.장기지역은 성서산업단지가 조성된 뒤 아파트 단지로 개발돼 이로 인한 대기오염 등의 환경문제를 안고 있다.

주민 배현진(27.대구 장기동)씨는 "성서초등학교 맞은편 주택밀집지역에 영세수공업 업체가 많아 맞은편 아파트 단지로 탁한 공기가 자주 흘러든다"고 말했다.

또 성서지구 아파트 주민 이모(40)씨는 "안개 낀 날이면 성서공단에서 흘러나오는 연기가 단지 내를 뒤덮는다"고 말했다.

권후달 달서구청 환경보호과장은 "인근에 위치한 지역난방공사와 성서생활폐기물소각장, 염색공단 등에서 나오는 대기오염물질 때문에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성서공단 주위에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통풍이 잘 안되는 것도 한 원인이라는 것.

대구시 보건환경연구원 대기오염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달간 성서.장기지역의 이산화황(SO2) 함유량은 0.007┸으로 공단지역인 북구 노원동과 같은 수치였으며 대단위 아파트 단지인 수성구 지산.범물지역(0.006┸)보다 높았다.

교통문제 역시 해결 과제 중 하나이다.

정무호(57) 달서구 새마을지회장은 "남대구IC 주변 교통문제가 심각한데 이 지역의 제일 시급한 해결과제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도로공사는 구마고속도로 성서IC~옥포JC 구간 확장공사를 오는 10월부터 시작한다.

성서IC~남대구IC 구간을 현재 4차로에서 고속도로 6차로.도시고속도로 4~6차로 등 10~12차로로 확장하고 남대구IC~옥포JC 구간은 기존 4차로에서 8차로로 확장한다는 것. 또 연말쯤 도시고속도로 용산동 구간~세방로간 도로를 건설을 시작할 계획이다.

높은 교육열에 비해 교육여건은 떨어지는 편이다.

학교 수가 부족하지는 않고 최근 1~2년 우수교사들이 역내로 많이 배치됐지만 아직 학력신장 등 가시적인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주부 박모(40.대구 용산1동)씨는 "중학교 3학년 아들을 두고 있는데 수성구로 위장전입이라도 시켜야 하지 않을까 고민"이라며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를 중학교까지만 달서구에서 보내고 고등학교는 수성구로 진학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분구 주장=달서구 인구는 오는 2006년 쯤이면 7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분구 기준인 인구 50만을 넘어서면서부터 성서.장기지역 주민들은 분구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성서.장기지역과 상인.대곡지역은 사실상 생활권이 나뉘어져있기때문에 분구의 필요성이 있다는 것.

분구에 대비해 달서구청은 이곡1동 1만여평 부지를 종합행정타운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구청 관계자는 "성서경찰서 3천여평, 소방서.보건소 1천500여평 외에도 구청 청사 부지(성서구청) 5천여평 등을 조성하기 위해 내년부터 시 예산을 배정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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