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 부부가 22일 저녁 청와대에서 만찬을 함께 하고 대북송금 특검과 북핵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날 저녁 6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만찬은 '호남소외론'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4.24 재.보선을 이틀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선거개입 논란이 이는 등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만찬내내 김 전 대통령이 주로 대북정책 등에 대해 조언을 했고 노 대통령은 듣는 편이었다고 송경희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만찬은 노 대통령과 김 전대통령 내외만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이뤄졌고 송 대변인은 만찬이 끝난 후 회동내용을 구술받아 발표했다.
김 전대통령은 북핵문제와 관련, "북핵문제는 반드시 평화적으로 풀어야 하며 어떤 경우에도 전쟁은 막아야 한다"면서 "이 문제에 관한 한 어떤 경우에도 한국이 평화적 해결원칙을 반드시 지켜나가고 주도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한미관계와 남북관계는 병행해서 풀어나가야 우리의 자주적인 입장이 강화될 것"이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본격화되고 있는 대북송금사건에 대한 특검에 대해 김 전대통령이 "특검문제는 현대의 대북송금이 크게 보아 사법적 심사의 대상이 안된다는 소신에 변함이 없다"고 밝히고 나선 것도 눈길을 끈다.
노 대통령의 특검법 수용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밝히고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한 노 대통령의 구체적인 입장은 전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북핵문제에 대한 김 전대통령의 조언에 대해서는 "그렇게 해나가도록 하겠다"며 의기투합하는 분위기였다.
청와대는 김 전대통령을 극진히 예우했다.
문희상 비서실장과 유인태 정무수석이 본관 앞 현관에서 김 전대통령 내외를 영접했고 노 대통령도 현관 안쪽에 있다가 김 전대통령이 도착하자 앞으로 나와 마중하고 엘리베이터도 먼저 타라고 권하는 등 예우에 적잖게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김 전대통령은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심하게 목이 잠긴 상태였다.
노 대통령이 건강상태를 묻자 "나이가 나이인 만큼 건강이 다 좋다고 할 수 없죠. 지난 5년 동안 건강을 갉아먹고 살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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