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댐 부실 또 도마위에

입력 2003-04-23 11:58:35

대구를 비롯, 경산·영천·청도에 용수를 공급해 온 운문댐이 누수량 증가로 2차 보수·보강 작업에 돌입함에 따라 댐체 안정성 문제가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지난 98년 6월 댐체 일부가 침하되고 누수량 과다현상이 발견된 뒤 5년도 채 안돼 전면적인 보수작업을 펴는 것은 결과적으로 부실시공이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22일 공개된 (사)한국대(大)댐협회 보고서에서 나타났듯 1차 보강공사 이후에도 국부적인 내부침식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댐체 일부에 집중적인 누수대가 있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사안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한국대댐협회측은 "지난해말 누수량과 탁도가 갑자기 급증한 것도 댐체 내에 연약대가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라며 "장기적인 댐체 안정성을 위해 전체 댐 단면에 대한 보수·보강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운문댐 부실시공 의혹은 지난 2000년 10월26일 수자원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이미 확인된 바 있다.

한나라당 백승홍 의원이 '운문댐 부실은 설계, 시공, 감리, 감독·관리까지 연결되는 총체적 부실이냐'는 질문에 당시 증인으로 나온 임희대 충남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전반적으로 그렇다"고 답해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또 '부실시공을 파악했다면 댐 전체의 정밀 안전진단이 필요한데도 부분적인 진단을 하는 등 소극적인 자세로 임했다(백 의원)'는 추궁에, 최중근 수자원공사 사장도 "부분적으로는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인정한다"며 시인하기도 했다.

이후 국내 전문가 7인으로 구성된 평가단이 운영되면서 추정 누수경로 확인을 위한 추가조사 필요성이 제시됐고 2001년 5월부터 8월까지 댐체 균열부분에 대한 보수·보강 작업이 이뤄지기도 했다.

이와 함께 누수 경로를 조사하기 위해 1년간 용역(유니벡, 수자원연구소)을 의뢰, 일부 경로가 파악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19일 이후 누수량과 탁도가 증가하면서 또다시 부실시공 문제가 불거졌다.

2001년 보수 이후 비교적 안정적인 추세를 보였던 누수량이 특별한 강우요인이 없는 상황에서 갑자기 증가됐기 때문이다.

한국대댐협회측은 "댐체 심벽 일부가 내부 침식 등에 의해 손상된 경우 하루 평균 45만7천ℓ의 누수량이 예상되나 운문댐의 경우 실측치가 이보다 약 3~5배 크게 측정돼 특정한 누수경로가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수자원공사는 지난 10일부터 댐체에 모두 382개의 구멍을 뚫은 뒤 주입재로 다시 메우는 방식의 보수·보강공사에 착수한 상태다.

공사측은 오는 6월까지 홍수대비 임시대책 보강공사를 완료한 뒤 올 연말까지 모든 공사를 마무리짓고 내년 2월부터 6개월간 시공평가 및 정밀안전진단을 벌이기로 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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