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가 초등학교 교장 자살 사건을 계기로 보수와 혁신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이전투구'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어 지켜보는 마음을 참담하게 한다.
이런 '힘의 대결'로 치닫는 극한 상황에도 정부는 이렇다 할 해결점을 내놓지 못하고 방관하고 있어 답답하기 그지없다.
전국 교장단은 21일 전교조를 '반인륜.반교육 집단'으로 규정, 서승목 교장 추모대회를 계기로 다음달 11일 반성을 촉구하는 거리 집회를 열겠다고 선언한 반면, 지난 19일 '보수.수구 세력에 대한 투쟁'을 선언한 전교조는 곧 연가 투쟁에 들어갈 움직임이다.
전교조 측은 '교육적 열정을 송두리째 부정'하고 있다는 입장이나 교장단 측은 '교육 현장의 위기에 대해 자성하고 비교육적인 불법 행위'에 대한 반성을 주장하고 있는 형편이다.
더구나 전교조는 비판 여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개별 학교 교장을 교사들 중에서 뽑자는 '교장 선출.보직제'까지 제안하고 나서 학교를 장악하려는 의도를 내비치는가 하면, 그동안 뒷짐을 지고 있던 교장단도 자살 사건을 계기로 마치 힘을 과시하기라도 하려는 듯, 힘의 논리로 맞서 볼썽이 사납다.
이런 모습이 학생들의 눈에 과연 어떻게 비칠지 우려될 뿐 아니라 가장 큰 피해자도 학생들이라는 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우리 교육의 당면 과제가 공교육 살리기라면 양질의 교육을 위한 노력이 최우선이어야 한다.
대립으로만 치닫는다면 '참교육'을 기치로 출범했던 전교조가 힘을 얻은 대신 명분을 잃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될 것이다.
비판해 오던 권위주의의 행태와도 무엇이 다르며, 힘 겨루기를 교육적 열정으로 봐야 할지도 묻지 않을 수 없다.
역시 집회를 통해 힘을 과시하려는 교장단도 보다 의연한 자세로 대화와 타협으로 교단을 안정시키고 공교육을 살리는 데 모든 힘을 기울이는 게 옳지 않을까.
갈등과 투쟁을 넘어 믿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수 있는 진정한 교육적 분위기를 만드는 데 뜻을 모아야만 한다.
정부도 학교가 이념이나 힘 겨루기의 장에서 정상을 찾도록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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