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4 재보선 '예측불허'

입력 2003-04-21 11:41:34

서울 양천을, 경기 고양 덕양갑, 의정부의 4.24 재.보선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민심의 첫 평가라는 점에서 여야 모두에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민주당으로서는 개혁과 정계개편의 탄력을 받을 수 있느냐가, 한나라당으로서는 대선 2연패의 후유증을 떨치고 갱생(更生)할 수 있느냐가 이번 선거에 달렸다.

△3곳 모두 접전=선거 초반에는 민주당의 낙승이 예상됐으나 후반에 오면서 예측불허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번 재.보선 지역은 지난 16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모두 승리했던 지역으로 당초 민주당은 전승을, 한나라당은 1승(의정부)을 예상했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여야 후보간 3곳 모두 접전 국면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 양당의 공통된 판세분석이다. 서울 양천 을의 경우 민주당의 우세가 예상됐으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내로 좁혀졌으며, 민주당과 선거공조로 출마한 개혁당 유시민 후보가 앞서던 고양 덕양갑 역시 한나라당 이국헌 후보가 맹추격하고 있다. 의정부도 한나라당이 앞서고 있으나 역시 승리를 장담할만큼 안정권에는 들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판세 변화에 특히 긴장하고 있는 쪽은 민주당. 자체 조사 결과 3개 지역에서 한나라당에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어느 곳도 안정적인 우세지역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20일 정대철 대표 주재로 3개 지역 선대위원장이 긴급 모임을 갖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정국전망=민주당은 3곳에서, 한나라당은 2곳에서 이겨야 승리를 주장할 수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평가다.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개혁파를 중심으로 한 신주류가 힘을 얻으면서 노무현 정부의 개혁이 탄력을 받고 여야를 망라한 개혁파 중심의 신당창당론 등 정계개편 움직임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수도권지역 의원과 소장파 원외지구당 위원장을 중심으로 내년 총선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당대표 경선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쳐 상대적으로 젊은 후보가 유리한 고지에 오르는 상황으로 이어지며 나아가 여권이 추진하고 있는 신당에 참여하는 의원들이 속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 반대의 결과가 빚어지면 민주당은 신.구주류간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여권의 진로는 한층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다. 특히 양천을의 유 후보가 패배할 경우 그 자체로 민주당의 개혁 실험은 실패한 것으로 간주되면서 노 대통령의 개혁 드라이브에 대한 속도조절 필요성이 대두되고 신당론도 수면 아래로 침잠할 가능성이 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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