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정치권에 당대표 및 원내총무와 운영위원 등 당직 경선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11일 한나라당의 당헌 개정 작업이 마무리됨에 따라 지하철 참사로 잠잠하던 지역 한나라당에 경선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지역대표 성격인 운영위원(대구 2석, 경북 3석) 자리를 위한 경쟁은 불이 붙었으며 여기에 당 대표와 원내총무, 정책위원장(현 정책위의장) 출마 의사를 밝힌 의원들까지 더하면 물경 20명선에 육박한다.
대구의 지역구 의원 11명 가운데 경선 도전의사를 밝힌 의원 수는 7명. 경북도 상황은 마찬가지. 지역구 의원 16명 가운데 자천타천 경선에 나설 의원 수는 줄잡아 10명에 달한다.
운영위원의 경우 5월말이나 6월초로 예상되는 전당대회 날짜에 선출한다.
아직 경선이 될지 추대가 될지 미정이다.
경선의 경우 해당 지역의 전당대회 대의원과 전국 유권자 0.6%에 해당하는 당원으로 구성되는 선거인단 가운데 해당 지역 인사들이 투표권을 갖는다.
하지만 지구당위원장들이 만장일치로 합의하면 경선을 치르지 않고 시도지부 운영위원회에서 선출할 수도 있다.
한편 총무나 정책위원장은 전당대회 이후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직선으로 뽑는다.
◇원내총무·정책위원장=의원총회에서 선출되는 원내총무와 원내·외 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선출되는 정책위원장 경선에 눈독을 들이는 의원들이 적지 않다.
원내총무의 경우 안택수·임인배 의원이 일찌감치 출마의사를 밝혔다.
총무 도전사로 볼 때 안 의원은 4수(修)째고 임 의원은 재수를 하는 셈이 된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경선에 나설 경우 대구·경북 표 분산으로 당선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이 부담스럽다.
정책위원장에는 김만제·이상배·박종근·주진우 의원이 거명된다.
김·이 의원은 전·현직 정책위의장이며 박 의원은 정책실장을 거쳐 정책위부의장을 맡고 있다.
또 주 의원은 당 국가혁신위 행정실장을 거치며 기획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이·박 의원은 아직 출마결심을 굳힌 상태는 아니다.
이 의원은 경선을 관리해야 하는 현직 정책위의장이라는 점이 걸림돌이다.
박 의원은 정책위원장 보다는 내심 국회 예결위원장이나 재경위원장을 노리고 있다.
정치적 변수를 고려, 지역 사업으로 승부하겠다는 뜻이다.
◇지역대표(운영위원) 경선=초·재선, 중진할 것 없이 모두 출마할 것으로 보여 가장 치열한 각축장이 될 전망이다.
경선 원칙이 정해졌으나 합의 추대로 가야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아 유동적이다.
그러나 경선을 피하기 위해서는 '위원장들 간의 전원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거중조정이 쉽지 않다.
불출마 의원들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대구에서는 박승국·백승홍·안택수·이해봉 의원이 출마 뜻을 밝혔다.
이들은 저마다 "당원에게 권리부여(이해봉)", "당의 자생력 제고(안택수)", "대구경제 위기극복(백승홍)", "지하철 문제 등 산적한 현안해결(박승국)"을 출마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또 박종근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일각에서는 지구당 대의원들에게 선물을 돌리고 후보끼리 상호 비방하는 등 선거 과열 조짐을 우려하고 있다.
'000 의원 불가론'에다 '내년 총선 대비용'이라는 얘기들이 나도는 등 신경전 양상마저 빚어지고 있다.
경북은 정창화 경북도지부장의 '2선 후퇴' 발언에도 불구, 경선 분위기가 숙지지 않고 있다.
정 지부장은 "운영위원 경선구도가 초선과 초선, 재선과 재선끼리의 경쟁으로 얽혀 있더라"면서 "중진들이 물러나 경선을 피하면서 합의추대 공간을 열어 주겠다"며 자신의 불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상황은 경선 쪽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15일 초선인 이인기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고 이병석 의원 역시 출마의사를 밝혔다.
이인기 의원이 경선에 나설 뜻을 보이자 선거구 통합 예상 지역의 주진우 의원도 "이인기 의원이 내년 총선을 겨냥해 지역대표 경선에 나온다면 우리도 정면승부를 걸어야 하지 않느냐"고 출마의사를 밝혔다.
권오을 의원의 출마도 관심거리다.
아직 뚜렷한 입장표명은 않고 있으나 소장파 의원 모임인 '미래연대' 결정에 따를 것으로 보인다.
권 의원은 "미래연대가 당대표 경선에 독자 후보를 내게 되면 지역대표 경선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진인 이상득·김일윤 의원도 출마를 기정사실화 하면서 최고위원 격인 '상임 운영위원' 자리를 겨냥하고 있다.
이 의원은 "경선을 하더라도 겁날 것 없다.
해볼만하다"는 입장이고 김 의원도 지난해 최고위원 경선에서 아깝게 낙선한 전철을 밟지 않겠다며 "경선 준비를 모두 마쳤다"고 했다.
3선의 박헌기 의원 역시 정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는 "한다, 안한다를 당장 밝히기는 뭣하다"며 "관망 중"이라고 말해 출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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