核물리학자 등 北 고위층 20여명 망명說

입력 2003-04-21 08:59:59

일단의 북한군 고위층과 핵물리학자 등을 포함한 과학자들이 태평양 제도의 나우루 공화국 등이 개입된 극비작작전을 통해 미국과 우방국들로 망명했다고 19일 오스트레일리아 일간 더 오스트레일리안 주말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망명작전이 추진된 것은 지난해 10월이었으며, 망명자들을 중국에서 빼내오는 과정에 11개국이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서방국 안가에서 보호를 받고 있는 망명자들 가운데는 지난해 스페인 당국의 협조로 북한을 탈출한 북한 핵개발 계획의 아버지 경원하씨도 포함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족제비 작전이라는 암호명이 붙은 이번 작전은 대부분 한국과 미국 및 그 우방국 NGO와 개인들이 주도했으며, 지난 6개월 동안 20여명의 북한 고위층의 탈출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나우루 공화국이 이 작전에 개입하게 된 것은 지난해 10월 발리 폭탄테러 사건이 발생한 직후였으며, 지난해 12월 미국 정부당국자의 부탁을 받은 미국 워싱턴 지역 변호사 필립 개그너씨가 알선을 맡았다.

더 오스트레일리아는 워싱턴과 태평양, 북아시아의 핵심 관련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족제비 작전의 전모를 재구성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나우루를 이용하려는 계획은 미국과 뉴질랜드 민간인들에 의해 추진됐으나 성공을 거두지 못했으며, 실제 탈출자들을 안전지대로 보내는 데는 나우루의 외교적 보호막이 이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경로를 이용한 탈출 작전은 성공적으로 수행됐으며, 탈출자들로부터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에 관한 핵심적인 정보를 획득하는 데도 성공했다고 작전 관계자들은 주장했다고 더 오스트레일리안은 전했다. 이 신문은 최근 수개월동안 미국의 유력한 전직 관리들이 북한에 관한 구체적인 사실들을 공개하고 있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 중에는 마이클 호로위츠 전 레이건 대통령 보좌관, 제임스 울시 전 CIA국장 등이 있으며,특히 울시 국장은 은밀하게 북한의 고위층의 탈출을 고무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족제비작전에는 미국, 나우루, 뉴질랜드, 바누아투, 타일랜드, 필리핀, 스페인 등이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는 19일 미국의 한 소식통으로부터 미국이 나우루와 북한 망명자 지원문제에 관해 협의한 적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외신종합=여칠회기자 chilho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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