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계획대로라면 올해안에 공장 규모를 두 배로 키울 예정이었는데…".
지난달 불의의 화마를 당한 (주)영남코러패드 등 왜관공단내 7개공장이 후유증을 극복, 재기를 다짐하는 공장 재건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피해를 당한 공장들은 화재후 3주가 지나도록 잿더미를 처리할 기력조차 없을 정도로 고통의 연속이었지만 이제 뼈대만 앙상히 남은 공장골조를 철거하는 등 환경정비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화재로 인한 물적피해와 거래처 납품계약을 못지켜 엄청난 손해를 봤지만 현재로선 누구를 탓하거나 책임을 지울 처지도 못된다.
모두가 피해자라는 인식으로 한결같이 정상적인 공장가동에 힘을 모을 뿐이다.
유성섬유 등은 아예 보험혜택조차 기대할 수 없다.
다른공장들도 보험에 들긴 했지만 공장재건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새롭게 일을 시작할려면 은행과의 자금문제가 선결과제다.
그리고 공장설계를 다시 하고, 공장건축도 시급하고 공장등록 절차도 다시 밟아야 하는 등 회사설립 초창기 상태로 다시 되돌아가야 한다는게 큰 고통이다.
특히 화재당시 최초 발화지점으로 지목됐던 (주)영남코러패드(대표 최우영.44)의 경우 상대적으로 훨씬 더 큰 피해를 감수해야 했다.
아직도 정확한 화재원인과 최초 발화지점이 밝혀지지 않았는데도 화재 당시부터 계속 회사이름이 언론에 거론됐기 때문이다.
재로 변한 공장을 말끔히 털어버리고 초심으로 돌아가기로 작정한 최우영 대표는 "그동안 극심한 불면증에 시달렸다.
피와 땀으로 이룩한 공장을 잃은 상실감도 컸지만 더 견디기 어려웠던 것은 우리 공장이 최초발화지점으로 지목받은 데 따른 심적고통이 더 컸다"고 호소한다.
(주)영남코러패드는 종이로 만든 완충제 전문생산 업체로 99년 왜관공단에 입주했다.
포장상자속에 넣는 전자제품 완충제는 대부분 비닐완충제를 사용하는 추세지만 이곳에서는 골판지 완충제를 생산, 국내외 굴지의 전자회사로 납품하여 연간 30억원의 매출을 올리던 탄탄한 중소기업이다.
제품자체가 친환경제품이라 거래업체인 삼성전자와 LG, 소니 등에서 수출전문용으로 납품받고 있어 품질은 인정받은 셈이다.
"화재로 인해 납품을 못하게 되면 거래업체의 수출에 타격을 입히게 되는 것이 가장 큰 걱정이었다"는 최 대표는 그동안 불면의 고통을 겪었으나 3주가 지난 후부터 겨우 눈을 붙일 수 있게 됐다는 것.
납품계약을 지키기 위해 용인과 광주에 있는 동종업체의 공장을 빌려 직원들을 파견, 밤에만 제품을 생산하는 어려움속에 겨우 납품을 할 수 있게 됐고, 며칠전엔 인근지역 공장을 월세로 임대계약을 마쳐 한숨돌린 형편이기 때문이다.
"올해안에 공장을 두배로 키우려던 계획은 결국 물거품이 되고 8년전의 상태로 후퇴해 버렸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사무실이 피해를 당하지 않아 인터넷망과 제품도면, 이력카드 등 자료가 남아있는 것"이라고 애써 자위하는 최 대표는 역경을 딛고 6월쯤 정상가동 채비를 차리고 있다.
칠곡.이홍섭기자 hslee@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탄핵안 줄기각'에 민주 "예상 못했다…인용 가능성 높게 봐"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