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개 기업 금속노조에 '중앙교섭' 제의

입력 2003-04-17 12: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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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6천명 조합원을 둔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소속 전국의 108개 기업체 대표들이 최근 금속노조측에 "사용자측 대표와 금속노조가 직접 임금협상을 하는 '중앙교섭'을 갖자"고 전격 제의, 제조업 분야로는 사상 처음으로 사실상의 산별교섭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포항지방노동사무소와 금속노조포항지부 및 일부 사용자측 대표들에 따르면 금속노조의 협상당사자인 108개 기업체 대표들은 올해 임금교섭을 노조측과의 중앙교섭을 통해 풀기로 하고 이중 85개사 대표들이 최근 경주의 발레오만도를 중심으로 한 일부 사용자측 대표에게 협상권 위임장을 써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용자측이 단위사업장이나 노조지부 및 특정 지역별로 길게는 7, 8개월 동안 진행되는 협상구조가 '한쪽이 지치도록 기다리는' 노사간 소모전의 양상이 강했다고 판단, 올해부터는 대표권을 쥔 양측 교섭위원들이 즉석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탄력적인 협상을 통해 임단협을 조기에 매듭짓겠다고 작정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포항공단 ㄱ사 관계자는 "기본협약이나 조합측 통일요구안은 전국 공통의 사안이어서 중앙 일괄처리에 따른 협상의 신속성이 기대되고 전국단위화 함으로써 사용자측의 교섭력도 강화되는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중앙교섭 시도배경을 밝혔다.

금속노조는 현대자동차·중공업 및 기아자동차 등 일부 대형 사업장을 뺀 민주노총 금속관련 노동자들의 결사체로 매년 국내 노동운동의 흐름을 주도해왔다는 전례에 비추어 노동계는 이번 중앙교섭의 성공여부가 올해 노동계의 춘투향방을 결정짓는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올해 임금협상에서 노사문제 전문가이자 사용자단체 임원인 외부 인사를 교섭대표로 내세워'본지 2일자 31면 보도' 올해 임금협상을 진행하려 했던 포항지역 7개 기업체 사장들이 금속노조측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당초 방침을 철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금속노조 포항지부와 협상을 벌이고 있는 사용자측 한 관계자는 "외부 전문가를 사용자측 교섭대표로 영입하려던 당초 방침을 바꿔 일반 교섭으로 위촉하려 했으나 노조측이 이마저 거부해 순수 사용자들'관련업체 사장'이 교섭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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