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슬픔이 마지막이길 바랐는데 또다시 이런 사고가 나다니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대구 상인동 지하철공사장 폭발사건 정덕규(50) 유족회장은 "대형 참사가 발생할 때마다 당국이 재발 방지를 다짐하는 데도 또 터지곤 한다"며 "제2 제3의 대형사건을 막기 위해 사고 원인을 확실히 규명하고 안전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상인동 사건으로 당시 중 2년생이던 아들을 잃었던 정 회장은 "8년 전 그때 정부는 재발 방지, 안전성 강화 등을 약속했지만 이번 사건으로써 그동안 정부가 국민 모두를 속여왔음을 증명했다"고 비판했다.
상인동 참사 유족들은 1995년 7월28일 유족회를 결성, 희생자 추모사업과 함께 사건 예방활동을 벌여 왔다.
1996년 11월19일엔 인근 학산공원에 위령탑을 세우고 매년 4월28일 추도식을 갖고 있다.
아픈 상처를 덮으려고만 하지 말고 기억하자는 것. 참사 8주년 되는 오는 28일에는 시민 안전문화 마당도 펼치기로 했다.
정 회장은 "이번 행사 때는 상인동 참사, 지하철 방화 사건, 신남네거리 붕괴사건 등 대구에서 발생한 대형 사건들에 대한 백서를 만들도록 대구시에 정식으로 요구하겠다"며 "앞으로도 사고 없는 대구를 만드는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이번 지하철 참사 발생 후 희생자 유가족들을 찾아 1천300여만원의 위로금을 전달하기도 했던 유족회의 정 회장은 "이들의 희생을 헛되게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