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봄은 정녕 있기나 한가? 15일 대구 낮기온이 23.8℃까지 치솟았다.
그러다가 어느 날 30℃를 훌쩍 넘어서면 대구의 봄은 끝난다고 시민들은 벌써부터 화제삼는다.
예년에도 어린이날 앞뒤로 30℃에 육박하는 여름 날씨가 나타나 이미 짧은 봄이라고 소문이 났다.
작년에도 4월21일과 22일의 기온이 각각 29.1℃와 29.3℃로 치솟아 30℃에 육박하는 기온이 나타났고, 재작년엔 4월15일부터 5일간 25~27℃의 초여름 기온이 이어지기도 했다.
1999년 경우 4월19일에 29℃, 1998년엔 4월11일에 29.4℃를 기록했었다.
올해 대구의 봄은 2월부터 시작된 셈이었다.
그 이후엔 최저기온조차 대체로 0℃ 이상을 유지했고 순간 기온이 그 이하로 내려간 날은 19일 정도였다.
0℃ 이하로 내려가더라도 낙폭이 크지 않아 꽃샘 추위로까지 연결된 경우도 별로 없었다.
지난달 19, 20일 사이에 -5℃까지 기온이 떨어졌던 의성 등 경북 일부만 사정이 달랐을 뿐이다.
14일 21.3℃ 등 이번 주 들어 기온이 급상승하자 대구에서는 벌써부터 반소매 차림의 행인이 늘었다.
일요일이었던 지난 13일 팔공산·앞산 등의 젊은 여성들 상당수가 반소매 차림이었으며 민소매 여름 옷까지 자주 목격됐다.
그러나 지난 주까지만 해도 올해 기온이 특별히 일찍 상승한 것은 아니라는 비교도 있었다.
산격동(경북도청) 벚꽃이 작년보다 6일 가량 늦은 지난 1일쯤 만개했다는 기록이 있고, 지리산 쌍계사 일대의 차밭에서는 작년보다 5일 가량 늦은 14일쯤부터 찻잎을 따기 시작했다고 한 차밭 주인이 전했다.
하지만 이번 주 들어 사정이 달라진 뒤 대구기상대 관계자는 "올해는 이달 중순 기온이 예년의 4월 말 기온과 비슷한 분포를 보이는 등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나타나기 시작해, 다음달 초순에는 30℃를 넘는 날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중 처음으로 30℃를 넘은 5월의 기록은 1998년 경우 20일(30.7℃), 1999년엔 7일(30℃), 2000년엔 23일(32.5℃), 2001년엔 14일(30.3℃), 작년엔 25일(30.3℃)이었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