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재고와 돈가뭄이 대구 기업의 숨줄을 죄고 있다.
세계 경기 위축에 따른 소비 감소로 공장마다 재고가 폭증하는 반면 대금 결제는 갈수록 지연돼 부도업체가 속출하고 있지만 은행들의 여신 심사 강화로 기업들의 자금사정은 더 악화되고 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16일 현재 부도 등으로 인한 대구 지역 당좌거래정지 업체수는 57개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3개나 늘었다.
부도업체도 지난해엔 섬유업(11개)이 주종을 이뤘지만 올해는 기계겚釜?5→13개), 건설(7→9개), 섬유(7개) 등 전 업종에 걸쳐 부도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월말 현재 대구 재고지수는 116.9로 지난해 12월 106.7, 1월 116.2에 비해 크게 높아졌고 재고량도 7.9% 늘어, IMF 이후 가장 많은 재고량을 기록했다.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올해 3월까지 재고는 사상최대인 6만대를 돌파, 이 상황이 지속되면 지역 자동차부품업계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지역 기업들의 돈줄은 갈수록 막혀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대구 187개 업체를 비롯 전국 1천500곳을 대상으로 올해 1분기 판매대금 결제 현황을 조사한 결과, 현금결제 비중은 지난 분기보다 0.7%포인트 하락한 57.9%로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어음 회수기일은 131.1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1일이나 더 길어졌다.
흥일섬유 박수현 대표는 "어음 거래 비중이 갈수록 늘고 있지만 어음부도율이 치솟아 연쇄부도 우려도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달들어 은행들의 여신 심사는 더욱 강화돼 지역 기업들의 자금사정은 한층 더 악화될 전망이다.
지난 3일 한국은행이 국내 39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금융회사 대출행태조사'에 따르면 2분기 기업대출태도(DI)는 -14를 기록, 지난 분기 -9보다 대폭 떨어졌다.
DI는 0을 기준으로 수치가 떨어질수록 대출 기준을 더 엄격하게 적용한다는 의미로 한은은 기업들의 자금수요는 계속 늘어나는 반면 금융기관의 대출 조건은 점점 까다로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대구성서관리공단 추승태 업무과장은 "신용대출이 아예 끊긴데다 기계설비, 부동산 등 담보물의 가치도 급락해 기업의 숨줄인 자금 회전이 막히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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