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생활에 절대적인 영향을 준 두가지를 꼽는다면 쿠텐베르크의 금속활자 발명과 수메르인의 쐐기문자(설형문자)일 것이다.
금속활자 부분과 관련해서는 우리민족의 최초발명이라는 데는 이의가 별로 없지만 대중성과 거리가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쿠텐베르크의 금속활자를 통한 기계식 인쇄기 발명은 지식전달체계를 원천적으로 바꾸어 놓은 혁명이었다.
책의 대량 생산이 가능해져 일반 민중에게 성경책 구입이 쉬워졌고 일부계층에 국한된 '지식독점'의 틀이 깨어졌다.
이에 반해 우리는 금속활자의 용도가 임금, 권력핵심세력의 의사전달, 기록용으로만 쓰여졌다는 학자들의 분석이다.
▲금속활자를 만든 원인(猿因)을 문자의 발명에서 찾을 수 있다면 수메르인들의 쐐기문자가 가히 절대적인 공헌일성 싶다.
인류 역사상 최초의 문자출현은 기원전 33세기로 본다.
인류가 비로소 기록매개물을 활용해 자신의 활동이나 인근 사람들의 형상, 움직임, 사고(思考)들을 이 지구에서 남기게 된 것이다.
입으로 전해지는 구전(口傳)의 시대가 가고 문자의 시대가 막을 열었다.
소리가 인간의 의사전달 매개라는 단순 구도에서 문자와 소리라는 복수(複數)의 병행은 인류의 사고.사유(思惟) 영역이 한없이 넓어졌다는 의미도 있다.
▲쐐기문자의 쐐기는 곤충중의 풀쐐기를 연상하기 십상이지만 그런 뜻은 아니라고 한다.
나무를 고정시킬 때 박는 쐐기(Wedge)를 말한다.
수메르라는 어원(語源)도 '세메르'에서 왔다고 학자들은 주장한다.
뜻은 '셈의 나라'. 우리가 자주 든는 '노아의 홍수'의 노아 아들중 장자 계승권을 가진 '셈의 나라'라는 것이다.
이런 기록은 '길가 메시 서사시' 연구로 밝혀졌다.
영국인 조지 스미스가 평생을 바쳐 분석한 결과물인데 '길가메시 서사시'는 수메르의 '길가메시' 족장이 기록한 서사시. 그 내용이 성경의 노아 홍수 이야기와 거의 같다는 점으로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인류 최초의 문자로 새긴 점토판이 약탈당했거나 훼손됐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진다.
바그다드 이라크 국립박물관에 있는 이 점토판 조각들은 '인류 최초의 기록물'이다.
약탈된 조각중에는 '길가메시 서사시' 서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인류 최초로 설화를 인용한 문학작품을 인간 스스로 날려 보낸 꼴이다.
기록은 역사의 축적이라고 말한다.
우리민족이 기록 매개물을 세계 최초로 만들어 내고도 '기록의 경시' 풍조 때문에 세계 공인(公認)이 널리 안된 상태는 우리의 철저한 반성자료다.
역사의 단절 현상을 메소포타미아 문명 발상지 훼손에서도 확인해 안타깝다.
최종진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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