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한국학생은 봉인가?

입력 2003-04-15 09:17:24

미국 동부의 보스톤은 교육도시로 유명하다.

여기는 전 세계에서 모인 학생들이 자웅을 겨루며 공부하는 곳이다.

유명한 하버드, 메사츄세스 공과대학을 비롯해 수십 개의 대학과 그보다 많은 수의 중, 고등학교가 있다.

그곳에서 한국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데 최근 몇년 동안 특히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많이 늘어났다고 한다.

올 1월에 필자가 그곳에 출장 갔을 때 호텔을 구하기가 힘들 정도로 많은 한국학생과 학부모들이 중.고등학교지원 시 필요한 인터뷰 즉 면접을 하기 위해 머물고 있었다.

사실 미국 내 어떤 유명한 사립 중고등학교는 한국학생들의 지원으로 인해 수십 대 일에 가까운 경쟁률을 보이는 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고 한다.

또 미국의 사립 중고등학교 입학 담당관들은 아예 면접을 한국에서 하기 위해 수십 명이 단체로 매년 방문한다는 것이다.

왜 이들이 이렇게 멀리 경비를 써가며 여기까지 와서 학생들 면접을 하는 것일까? 이는 물론 미국 야구 메이저 리그에 쓰일 훌륭한 선수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오는 것처럼 한국의 좋은 학생들을 선발하려고 오는 이유도 있겠지만, 그보다 그들에겐 한국의 교육시장 규모가 크고 그들의 학교운영에 한국학생들이 상당한 재정적인 기여를 하기 때문에 오는 이유가 더 설득력 있게 들린다.

그래서 그곳의 학교들 중 일부는 이 돈으로 멋진 학교 내 시설들 즉 체육관, 수영장, 과학 실험실 등을 새로 짓는다는 이야기까지 들린다.

사실 다가오는 미래는 국내와 국외의 개념이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지구촌화가 가속될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국내입시가 어렵듯이 국외 입시도 쉽지 않다는 것이고, 이를 준비하는 기간이나 모든 노력들도 국내 입시 이상으로 계획적이고 전략적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국외입시 결정은 학생 본인과 부모 그리고 제반 여건들을 국내보다 더욱 심각하게 생각해서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준비가 철저하지 못해서 오는 결과는 학업을 중도 포기 귀국하거나 상급학교 진학실패로 나타나고, 이런 학생들은 앞서 말한 성공사례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다만 신문지상이나 방송에 성공사례만큼 다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뿐이다.

계명대 FISEP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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