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립산업 EKP 개통

입력 2003-04-12 09:00:32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인 삼립산업〈주〉(대표 이충곤)이 지역기업으로는 드물게 지난해 6월 'SAP' ERP(전사적 자원관리) 운영을 시작한 데 이어 이달부터 EKP(지식기반협업시스템: Enterprise Knowledge Portal)를 개통해 주목을 받고 있다.

'SAP' ERP는 비싼 도입 비용으로 인해 대기업에서만 주로 설치하는 고급 ERP에 해당되고, (주)이-에스아이에스와 삼성SDS(주)가 공동으로 진행한 EKP를 도입한 기업은 지역에서 처음이다.

'제조업의 IT(정보기술)화'가 화두로 떠오른 것은 이미 오래전이지만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은 데 비해 '계량적 성과'를 쉽게 얻어내기 어려운 'IT화'의 특징 때문에 실제 제대로 된 IT시스템을 도입한 지역 제조업체가 많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IT에 대한 삼립산업의 투자와 관심은 예외적이다.

"국제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우수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 제조업에서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세계적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기업문화의 세계화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지역 중소기업의 세계화를 앞당기는 가장 효과적 방법이 IT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성엽(34) 전무〈사진〉의 설명이다.

삼립산업이 IT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 중 하나로 남다른 기업환경도 한몫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 전문기업인 삼립산업은 현대, 기아, GM, GM대우 등 완성차 업체 주변에 공장을 설립해야 물류비용을 줄일 수 있어 생산현장이 흩어져 있다.

대구경북지역에만 7개의 공장이 있고 전국적으로 14개, 중국과 미국 등 해외법인까지 포함하면 20여개가 넘는 회사가 있는 셈이다.

비슷한 아이템을 생산하면서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사업장을 효과적으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해법을 IT에서 찾은 것이다.

1차로 국내 5개 공장을 연결한 ERP 시스템은 당초 기대에 부응했다.

ERP의 도입으로 자재구입이 곧바로 회계계정을 거쳐 원가에 반영되고, 표준 프로세스의 도입으로 생산현장의 비효율이 제거됐다.

그동안 '감(感)'에 의존하던 상품 경쟁력에 대한 판단도 제품원가의 정확한 산출이 가능해지면서 점차 과학화 되고 있다.

작업표준시간 등 회사운영의 근간이 되는 기준정보 획득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성과로 꼽힌다.

삼립산업은 올해 미국 공장 2곳에 추가로 ERP를 도입하는 것을 비롯, 점차적으로 전세계의 모든 사업장을 연결시킬 계획이다.

그러나 기본적 물류와 재무 중심의 정형화된 수치적 정보를 제공해 주는 ERP만으로 기업정보화를 완성시킬 수는 없다.

사무업무, 출장보고, 현안분석, 기획안, 기안곀걋?보고서, 문서정보 등 정형화 되어 있지 않은 엄청난 정보와 지식들이 기업활동 과정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정진호 정보기술부장은 "'지식'은 재무제표상에 나타나지 않지만 기업 경쟁력의 핵심을 이루는 부문"이라며 "특히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고 가격 경쟁력까지 가지려면 정제된 정보겵治캅?이들의 분류, 보관, 활용이 중요하다"고 EKP 도입의 배경을 설명했다.

결국 EKP는 △직원 누구나 정보를 올릴 수 있고 △정보를 검증할 수 있는 정보전문가가 존재하며 △이 시스템이 잘 활용될 수 있는 인센티브 제도를 바탕으로 △지식재창출이 이뤄지는 지식경영의 근간이 된다.

현재 삼립산업의 EKP는 이용자 특성에 맞는 맞춤형 홈페이지를 제공하는 마이홈과 메일 및 게시판, 전자결재, 커뮤니티, 명함 및 일정관리, 문서관리, 지식관리, 외부포털 링크 등의 모듈로 구성돼 있고, 향후 모바일, 워크플로우, BI(비즈니스인텔리전스), SCM(공급체인관리) 등으로 확장될 예정이다.

또 삼림산업의 EKP는 ERP와 연동된다.

이로 인해 전자결재로 출장승인을 받으면 곧바로 회계계정에서 출장비가 지급되는 등 불필요한 사무가 대폭 줄어들게 됐다.

이 전무는 "사내 정보를 통합적으로 접근할 수 있고, 직원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정보체계를 구축할 수 있게 함으로써 효과적인 업무수행과 지식의 재창출을 가능케 해 경쟁력 있고 스피드한 기업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ERP와 EKP 도입의 궁극적 목표"라고 말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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